실기전형과 비실기전형, 예체능계 입시의 2가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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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계 입시의 2가지 변수
백재훈(이하 ‘백’) 예술고 학생들은 학교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테니 오늘은 일반고에서 예체능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이야기 위주로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예체능계 학과는 크게 4가지로 분류됩니다. 음대와 미대, 체육교육 및 스포츠과학 등 체육 관련 학과, 연극·영화 관련 학과입니다. 그중 일반고 학생이 준비하기 가장 어렵다고 평가되는 영역은 음대 기악과입니다. 음대에서도 성악까지는 일반고 학생들이 도전하지만 기악은 실기시험의 장벽이 좀 있다고 보이죠. 일반고 학생이 가장 많이 준비하는 영역은 미대와 연극·영화 관련 학과입니다. 미대는 최근 들어 실기 반영 비중을 낮추는 추세인데요, 이 말은 교과 성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연극·영화 관련 학과도 연출이나 각본 전공은 연기 실기를 보지 않고 논술시험을 본다거나 일반학과의 학생부종합전형과 동일하게 활동 내용과 면접을 보고 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대 입시
내신과 수능 부담으로 실기전형을 준비하지 말 것
백 한마디로 실기와 교과 둘 다 준비해야 합니다. 미대 입시를 컨설팅하는 전문가들을 만나보면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 “손을 못 그리는 미대생”이라는 말입니다. 최근 미대 입시에서 비실기전형이 늘어나고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다 보니 대학에 들어와서 미술을 공부하는데 정작 그림을 못 그리는 미대생이 양산된다는 한탄이죠. 사람의 손이 인체 묘사에서 어려운 부위라고 하더라고요.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 생각할 게 아니라 들어가서 정말 예술을 전공할 생각이라면 실기시험 준비에도 충실해야 합니다. 입시만 생각해본다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냉정하게 판단해 전략을 짜야 합니다. 앞에서 조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예체능계 입시는 실기전형과 비실기전형이 있습니다. 실기전형 중에서도 실기의 비중이 절대적인 학교가 있고, 다른 성적으로 극복이 가능한 학교도 있습니다. 물론 숫자만 놓고 보면 실기전형이 더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실기가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기 비중이 높은 전형에는 전문적으로 실기시험을 준비해온 학생들이 몰려듭니다. 내가 그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승산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해요. 예고생들과의 실기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면 실기전형을 노려야 하지만 실기에서 조금이라도 약점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굳이 실기전형에 집중할 이유가 있을까요?
조 학생들이 실기전형에 미련을 가지는 이유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잘하기 때문도 있지만, 교과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내신 관리나 수능 수학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 실기전형을 준비하겠다고 결정한다면 아주 잘못된 판단입니다. 미대의 경우 비실기전형으로 ① 수시 교과전형 ② 학생부종합전형 ③ 정시 비실기전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시 교과전형의 경우 내신도 보지만, 수능 최저 기준을 요구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실기 준비하랴 내신 관리하랴, 수능 준비까지 너무 벅차다고 생각되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전형에서 나와 경쟁하는 상대방의 성적 수준입니다. 미대 비실기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성적대가 결코 높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서울대 디자인학과를 제외하고는 수능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아요. 현실적으로 본다면 내신을 어느 정도 관리하고, 수능에서 전략적인 과목을 선택해 최저 기준을 맞춘 다음에 실기에서 심각한 감점만 피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일반고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미대 입시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연극영 화과
교과 성적이나 관련 활동을 충실히 채워라
백 확실히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어요. 예전에는 아주 특수한 학생들의 영역이라고 생각됐는데, 요즘은 꽤 성적이 좋은 학생도 지원하더군요. 연극·영화 관련 학과도 스펙트럼이 꽤 넓습니다. 요즘 연기자의 요람으로 주목받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경우 영상원과 연극원에서 연기뿐만 아니라 연출과 극작을 전공할 수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연극영화과의 명문인 한양대, 중앙대, 동국대 등에서도 연기전공뿐만 아니라 연출전공자도 많이 뽑죠. 연기전공은 실기를 준비해야 하지만, 나머지 전공은 실기보다 교과와 면접을 중심으로 선발합니다. 그 밖에 서강대, 경희대, 한국외대 신방과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매년 영화 제작 동아리 출신의 신입생을 한두 명씩 선발하기도 합니다.
조 연극·영화 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청소년 영화제를 하면 매년 출품되는 작품만 100편이 훨씬 넘는다고 하는데, 그 말은 매년 영화를 만들어 학교생활기록부에 이력으로 기재하는 학생이 수백 명이라는 이야기죠. 이른바 ‘영화돌이’라고 불리는 학생들입니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영화를 찍어봤다는 이력을 어필한다고 해서 모든 영화를 평가해 영화의 퀄리티로 학생을 선발할 수는 없겠죠. 영화를 제작했다는 것은 확실히 특별한 이력이긴 하지만, 그 밖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교과 성적이나 관련 활동을 충실히 채워야 합니다. 하나의 스펙만 믿고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죠. 결국 전략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입시라는 절차를 거치는 만큼 수험생 입장에선 교과 성적과 내신 역시 기본이라는 거죠.
조병진 지원관
현 강원도교육청 진학전문지원관
전 아주대학교 입학사정관
전 EBS 중학 사회 강사
전 대치 교육공감 입시연구소장
백재훈 ㈜다선교육 입시연구소장
전 ㈜유레카 논술 총괄 본부장
전 ㈜타임교육 미래탐구 입시연구소장
유정임 ㈜뉴스1 부산경남 대표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저자
네이버 블로그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운영
기획 : 하은정 기자 | 글 :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 사진 : 게티이미지 벵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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