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무인전투기 떴다…사람 없는 공중전 시대 ‘성큼’
인간 원격조종 없이 스스로 판단해 비행
유인 전투기보다 저가…‘윙맨’ 역할 기대
미국이 개발 중인 무인 전투기 ‘XQ-58A 발키리’가 인공지능(AI)을 장착한 채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현재 전장에서 사용되는 무인기는 지상 통제소에서 인간이 원격 조종하지만, 발키리는 동체에 장착된 AI가 알아서 기체를 제어한다. AI가 향후 전쟁에서 주요 전투원으로 등장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과학기술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은 최근 미 공군연구소(AFRL)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플로리다 소재 에그린 공군기지의 훈련장에서 발키리가 3시간 동안 시험 비행에 나섰다고 전했다.
발키리는 미 공군과 방산업체인 크라토스 디펜스가 함께 개발하는 AI 장착 무인기다. AI를 이용해 스스로 비행 방향을 결정하고 작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뜻이다.
반면 현재 미군의 MQ-9 리퍼를 비롯한 대부분의 무인기는 인간 조종사가 지상 통제소에서 화면을 보며 조종간을 통해 비행을 원격 제어한다. 조종사가 직접 올라타지는 않아도 사람의 판단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스로 자신이 날아갈 방향을 정하는 발키리와는 완전히 다른 통제 방식인 셈이다.
발키리는 길이 9.1m, 날개 길이는 8.2m다. 최고 속도는 시속 1050㎞다. 항속 거리는 3941㎞, 최대 상승 고도는 1만4000m다. 지상 표적으로 정확히 날아가는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포함해 총 8발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 성능도 갖췄다. 공대공은 물론 공대지 공격 능력도 있다.
미 공군이 발키리를 개발하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낮은 가격 때문이다. 꽤 준수한 성능을 갖췄는데도 연간 50대를 생산한다면 대당 가격은 약 400만달러(53억원) 수준일 것이라는 게 미 방산업계의 예상이다.
F-35처럼 대당 가격이 약 8000만달러(1060억원)에 이르는 최첨단 유인 전투기보다 현격히 싸다. 방위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미 공군은 발키리를 전투기 편대의 ‘윙맨’으로 사용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윙맨은 편대의 리더 전투기 곁에서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전투기다. 지금은 윙맨 역할을 모두 값비싼 유인 전투기가 맡는다.
AFRL은 공식 발표를 통해 “발키리의 AI를 이용하면 미래 전쟁과 작전 상황에서 각종 결정을 내리는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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