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이윤 안 남긴다" …부가가치세 환급 소송냈지만 패소

"기부품, 취득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면세 대상 '실비 공급' 해당"
법원 "실비는 '실제 들인 비용'…기부품 시가, 아름다운가게 실비 아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기부 받은 물품 판매수익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과세당국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강남세무서장 외 각 지역별 세무서장 83명을 상대로 2015년 2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전국 113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기부자로부터 의류나 잡화 등 물품을 받아 각 사업장에 판매하는 사업을 해왔다.

세무당국은 아름다운가게의 물품 공급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며 2015년 2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부가가치세는 물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부과하는 일반 소비세를 뜻한다.

이후 아름다운가게는 "공익 목적 단체가 고유의 사업목적을 위해 실비로 공급한 재화는 부가가치세법 상 면세대상에 해당한다"며 과다 신고·납부한 세금을 환급해달라고 경정청구를 했다. 하지만 세무당국들로부터 거부 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아름다운가게는 기부받은 물품의 취득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했기에 '실비로 공급한 재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법인세법상 기부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장부 가액으로, 기부자가 개인인 경우에는 그 개인이 해당 자산을 취득한 취득가액으로 취득원가를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아름다운 가게가 기부받은 물품을 판매하는 것은 공익 목적 사업에 해당한다며 면세대상 조건 중 첫 번째는 충족한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번째 조건인 '실비로 공급한 재화'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윤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비 공급이 맞다"는 아름다운가게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실비의 의미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함에 있어 '실제로 들인 비용'"이라며 "이윤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실비로 공급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필요조건일뿐 완전히 일치하는 개념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어 "법 조항에는 단지 (면세 조건을) '실비로 공급한 경우'라고 표현하고 있을 뿐, '기부 당시 또는 취득 당시의 시가로 공급한 경우'라고 표현하고 있지 않다"며 "기증 당시의 시가 상당액이 아름다운 가게가 실제로 들인 비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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