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3세 유도 선수 김지수, 자그레브 그랑프리 은메달
도쿄 올림픽 뒤 손목 수술하고 체급 올려...내년 파리 올림픽 도전
재일동포 3세 유도 선수 김지수(23·경북체육회)가 국제유도연맹(IJF) 자그레브(크로아티아) 그랑프리 은메달을 땄다.
김지수(세계랭킹 40위)는 19일(한국 시각) 열린 여자 63kg급 결승에서 영국의 루시 렌셜(세계 1위)과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반칙패(지도 벌칙 3개)했다. 두 선수는 정규 경기 4분 동안 득점 없이 ‘지도’ 벌칙을 하나씩 받은 상태에서 골든 스코어 방식인 연장에 들어갔다. 렌셜은 연장 37초 만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공세를 펼친 김지수는 연장 1분 무렵 상대의 발을 걸어 뒤로 쓰러뜨렸다. 심판이 절반을 선언해 김지수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이 취소됐다.
김지수는 10여 초 뒤 렌셜의 공격을 되치기했는데, 이 과정에서 렌셜이 김지수의 머리에 얼굴을 부딪혀 코피를 흘렸다. 매트 밖으로 나간 렌셜은 도복 상의를 갈아입고, 얼굴에 붕대를 감고 돌아왔다. 연장 4분 무렵엔 붕대가 벗겨지고, 피로 물든 솜도 코에서 빠졌다. 렌셜은 다시 타임을 요청해 붕대를 갈았다. 이후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김지수는 연장 5분36초에 두 번째 지도(위장 공격)를 받았고, 연장 7분39초엔 방어 자세만 취한다는 이유로 세 번째 지도를 받아 반칙패를 당했다.
김지수는 이번 대회 1회전부터 준결승까지 5경기는 승승장구했다. 2회전 상대였던 호주의 카타리나 해커(세계 8위)는 절반 득점 후 한 판 기술로 승리했다. 한판승이 총 3번이었다. 준결승 상대였던 튀르키예의 미넬 아크데니스는 절반 2개로 제압했다.
김지수는 지난 6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그랜드슬램에서 첫 국제대회 정상에 오른 데 이어 다시 시상대에 섰다. 한국 국적을 가진 부모를 둔 김지수는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고교 졸업 후 경북체육회에 입단하고, 일본 야마나시 가쿠인 대학에도 입학해 두 나라를 오가며 생활했다.
김지수는 2020년에 재일동포 여자 유도 선수로는 처음 한국 대표(57kg급)로 뽑혔다. 이듬해 도쿄 올림픽에선 16강전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김지수를 이겼던 프랑스의 사라네오니 시지크는 은메달을 땄다.
유도를 할 때 왼쪽 자세를 취하는 김지수는 도쿄 올림픽 후 손목 수술을 했다. 재활을 하느라 지난 2년간 국가대표 선발전을 비롯한 공식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다음달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나서지 못한다.
김지수는 체급을 57kg급에서 63kg급으로 한 단계 올리는 모험을 했다. 세계랭킹 포인트는 ‘0′에서 출발했는데,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최근의 두 국제대회에서 총 1490포인트(그랜드슬램 1위 1000포인트, 그랑프리 2위 490포인트)를 쌓는 성과를 거뒀다. 40위였던 세계 랭킹은 5계단 가량 올라갈 전망이다.
내년 파리 올림픽에 나가려면 세계 랭킹을 20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은 아직 여자 유도 63kg급의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국내 선수 중엔 그나마 김지수의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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