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전염병 '흑사병' 사라지지 않았다···中 일가족 3명 감염, 왜?

김태원 기자 2023. 8. 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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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1346~1353년) 유럽을 휩쓸며 수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黑死病·페스트)이 중국에서 다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흑사병 확진자가 최초 보고된 뒤 지난 12일 동거인 가족 2명이 추가로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몽골 보건당국은 지난 8일 마못 고기를 먹은 후 흑사병 확진자 1명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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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유튜브 채널 '즐거운 의학TV' 방송화면 캡처
[서울경제]

14세기(1346~1353년) 유럽을 휩쓸며 수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黑死病·페스트)이 중국에서 다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흑사병 확진자가 최초 보고된 뒤 지난 12일 동거인 가족 2명이 추가로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감염자들은 최초 확진자의 남편과 딸로 알려졌다. 중국 보건당국은 밀접 접촉자들은 격리 및 통제됐고 이상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도 최근 흑사병 환자가 발생했다. 확진자는 울란바토르 동부에서 야생 설치류인 마못 고기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심환자 3명이 추가로 발생한 상태다.

앞서 몽골 보건당국은 지난 8일 마못 고기를 먹은 후 흑사병 확진자 1명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몽골은 마못 사냥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지만 매년 많은 사람들이 불법 사냥에 나선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마못 간 생식이 스태미너 증진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흑사병은 △패혈성 흑사병 △폐 흑사병 △림프절 흑사병 등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가장 흔히 발병하는 림프절 흑사병은 전체 발병률의 75%다. 흑사병 원인균이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있는 림프절을 공격해 부종을 일으키며 초기 증상은 38~41°C의 고열과 구토, 두통 증상을 나타낸다. 또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흑사병 특유의 검은 반점, 부종이 나타난다.

최근 3년간 중국과 몽골에서 마못의 고기와 간 등을 생식한 사람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두 번째로 발병률이 높은 폐 흑사병은 원인균이 폐를 공격해 폐부종을 일으켜 사망률이 95%에 달한다. 발병 후 8일 이내에 80%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혈성 흑사병은 원인균이 혈액에 직접 침투해 일어나는 질병으로 발병률은 극히 드물지만 앞서 설명한 두 흑사병보다 빨리 사망에 이르게 한다.

흑사병은 마못·들쥐·토끼 등 야생 설치류의 체액 또는 혈액과 접촉하거나 흑사병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침방울)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흑사병에 감염되면 2~6일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 발열,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이 나타난다. 호흡곤란, 기침, 가래, 저혈압, 신장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24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다. 치명률이 50~90%에 달하며 질환의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감염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건 당국은 야외 활동을 할 때 긴 바지, 긴소매를 입을 것을 권고했으며 현지 언론은 "흑사병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부적절한 소문을 퍼뜨려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흑사병은 14세기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돼 1343년께 크름반도로 확산된 감염병이다. 당시 화물선에 넘치던 쥐에 기생하던 벼룩이 지중해를 떠돌다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흑사병이라고 불린 이유는 피부의 혈소 침전에 의해 피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 때문이다. 증상이 더욱 진행되면 검게 변색된 부위에 괴저가 발생하고 죽음에 이른다. 유럽에서만 7500만~2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의학의 발전과 개인위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졌지만 아시아, 북미, 아프리카 등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흑사병이 보고된 중국 네이멍구는 2019년과 2020년에도 흑사병이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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