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못 받을 수도 있다고?"…'계약 전 알릴 의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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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A씨는 상해보험에 가입하면서 배달오토바이를 운행하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오토바이를 몰다 사고가 나 사지마비 상태가 됐다. A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오토바이를 모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A씨는 보험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다. 1심과 2심에선 A씨가 약관 상 알릴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해 보험사 손을 들어줬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판세가 뒤집혔다.

대법은 보험 내용이나 용어는 일반인이 알기 어렵다는 이유로 A씨의 편을 들어줬지만, 보험에 가입하기 전 알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할 수 있고 분쟁 절차까지 갈 경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부담해야 한다.

상법상 '고지 의무'라 표현하는 '계약 전 알릴 의무'는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사에 병력, 직업 등을 알려야 하는 의무사항을 뜻한다.

보험도 보험사와 소비자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보험사가 심사를 진행한 뒤 계약 체결 여부와 가입 조건을 정하게 되는 것이다.

보험계약자가 알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보험사는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도 거절할 수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고지의무 위반으로 지난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생명보험 건수가 4521건(38%), 장기손해보험은 1만3579건(9.9%)으로 상당했다.

소비자가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사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보험사가 미리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보험료를 할증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안들이다.

보험 계약 체결 단계에서 청약서에서 묻는 내용에 대해 사실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계약 전 알릴의무 대상인지 판단이 어렵다면 질문표에 일단 기재하는 것이 좋다. 가입자 생각으론 경미한 질병이라도 계약 체결 여부나 가입 조건에 영향을 주는 내용이라면 의무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고율이 높은 전동킥보드, 오토바이 등을 상시 운행하는 경우에도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

보험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보험사에 알려야 할 사안들도 있다. 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주변 상황이 바뀌어서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는 경우다. 예를 들어 보험 가입 당시와 달리 직무나 직업이 바뀌었거나 직업이 없던 사람이 취직 하게된 경우가 해당된다. 사무직이었던 사람이 생산직으로 직무가 바뀌었다면 보험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아닌 보험설계사에만 알리는 것은 효력이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사를 대리해 계약을 체결하는 역할만 할 뿐 고지의무를 수령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황이 바뀌면 보험설계사보다는 바로 보험사에 알려 청약서 질문표를 통해 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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