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 8기' 가우프, 시비옹테크 꺾고 생애 첫 WTA 1000 시리즈 결승행

이가 시비옹테크(좌), 코코 가우프(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GettyimagesKorea))

상대전적 7전패. WTA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졌던 코코 가우프(미국, 세계 7위)가 드디어 천적을 넘어섰다. 덤으로 생애 첫 WTA 1000 시리즈 결승 진출까지 성공했다.

가우프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2023 웨스트&서던오픈 여자단식 4강에서 시비옹테크를 7-6(2) 3-6 6-4로 제압했다. 

1세트부터 조짐이 달랐다. 화끈한 공격으로 랠리 주도권을 잡아야만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던 가우프는 1세트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3개의 서브 에이스, 86%의 퍼스트 서브 상황 득점율 등 본인의 서브권에서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타이브레이크 끝에 가우프는 1세트를 선취했다. 가우프가 시비옹테크에게 세트를 따낸 것은 2021년 로마오픈에서의 첫 맞대결 이후 2년 3개월, 8경기, 15세트 만에 처음이었다. 가우프는 그간 일곱 번의 시비옹테크와의 맞대결에서 모두 0-2로 패했었다.

시비옹테크에게 2세트를 내주긴 했으나, 가우프는 3세트에서 딱 한 번의 기회를 잘 살려냈다. 3-3 시비옹테크의 서브권이었던 일곱 번째 게임에서 가우프는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가우프의 폭 넓은 수비 폭에 시비옹테크가 조금 무리했다. 평상시 그녀답지 않게 네트 걸림, 백핸드 크로스 사이드 아웃이라는 실수로 가우프에게 서브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한 발 앞서 나간 가우프는 경기 종료까지 그 격차를 잘 유지했다. 시비옹테크의 마지막 하프 발리가 또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면서 승자는 가우프로 확정됐다. 가우프는 방방 뛰어다니며 기쁨을 만끽했다.

가우프는 "가엘 몽피스를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하지만 몽피스와 노박 조코비치(상대전적 몽피스 19전패)의 기록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가능한 한 빨리 연패를 끝내려고 했다. 시비옹테크같은 그랜드슬램 챔피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이 더욱 기쁘다"라고 온코트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19세 가우프는, 이번 승리로 생애 첫 WTA 1000 시리즈 등급 대회 결승 진출에도 성공했다. 그랜드슬램의 프랑스오픈에는 2022년 결승까지 올랐던 가우프이지만,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WTA 1000 시리즈 대회에서 단식 최고 성적은 4강이었다. 가우프는 라이브랭킹을 6위까지 수복한 상태다.

가우프의 결승 상대는 프랑스오픈 준우승자, 카롤리나 무호바(체코, 세계 17위)로 정해졌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무호바는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세계 2위)에 6-7(4) 6-3 6-2 역전승을 거뒀다. 프랑스오픈 4강 이후 첫 리턴매치에서 또다시 사발렌카에 승리를 거뒀다.

무호바는 프랑스오픈 이후 3개월 만에 결승에 올랐다. 라이브랭킹은 10위까지 뛰어 오르며 본인의 최고랭킹(종전 16위) 경신도 확정했다.

무호바 역시 이번이 그녀의 첫 WTA 1000 시리즈 결승행이다. 무호바는 2019년 코리아오픈 이후 4년 만에 WTA 투어 정상에 도전한다. 

가우프와 무호바의 WTA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 웨스트&서던오픈 여자단식 결승은 20일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30분) 진행된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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