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지구 초기사업자, "이재명이 명예훼손" 1억 소송 1심 패소

현덕지구 첫 시행사 1억원 손배소 1심 패소
이 대표 '개발마피아' 표현 두고 "명예훼손"
법원 "회사 특정되지만 공익 목적으로 쓴 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판박이로 불린 평택 현덕지구 개발 사업 초기사업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사진은 이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팀플레이스에서 열린 LAB2030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2023.08.1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판박이로 불린 평택 현덕지구 개발 사업 초기사업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2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A사가 이 대표를 상대로 낸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사는 2014년 1월 현덕지구 개발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업체다. 하지만 회사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직후인 2018년 8월 토지매수 지연, 시행명령 불이행 등을 이유로 사업자 지정 취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이 대표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를 공약으로 공표했고, 그 일환으로 현덕지구는 당초 민간 개발 방식에서 민관(民官) 합동 개발 방식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이 대표가 현덕지구 사업을 알리는 과정에서 A사에 대한 비판성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재하면서 시작됐다.

이 후보는 2020년 12월 자신의 카카오톡 채널 소식 게시판에 '투기세력 배불리는 개발을 국민이 이익 보는 개발로'라는 글을 게시하면서 현덕지구와 관련해 '개발 마피아들과 싸워야 하는 어려운 공약'이라는 표현을 담았다. 해당 글 말미에는 A사가 시행사 지정 취소 직후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이 대표가 자신들을 겨냥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이는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2021년 12월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 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A사 실명을 거론하지 않아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주장은 배척했다. 하지만 게시 글이 공적인 목적을 가진 만큼 명예훼손 또는 인격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 부장판사는 "피고가 공약으로 발표한 정책은 헌법이 공무담임자에게 부여한 국토 공공개발 책무의 일환"이라며 "비록 피고가 원고 회사 등을 가리켜 '건설 마피아' '개발 마피아'로 지칭하고 폄훼했다고는 하나, 글의 전체 내용은 개발이익 도민환원제를 경기도 전체로 확장하고 구체화해 현덕지구에 적용한 성과를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피고에게 원고 회사 등에 대한 명예훼손 동기가 일부 내포됐다고 해도 글의 주요 내용은 객관적으로 보아 공익적 목적에 속하거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표현 행위의 공익적 성격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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