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1만 년 전 뼈 화석으로 본 신생대 동물 멸종 원인은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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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다양한 동물의 뼈 화석 모습을 실었다.
로빈 오키프 미국 마셜대 공동연구팀은 172개의 동물 화석 뼈를 분석해 플라이스토세에서 동물이 어떻게 멸종했는지 살핀 연구 결과를 18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뼈 화석 주인들은 대부분 약 1만2000년 전 갑자기 찾아왔던 한랭기인 '영거 드라이아스기'가 시작되기 전 멸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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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다양한 동물의 뼈 화석 모습을 실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땅나무늘보, 서부 낙타, 서부 말, 다이어울프, 검치호랑이의 뼈 화석이다. 모두 신생대 후기 즈음 살았던 동물들이다.
약 258만년 전부터 1만2000년 전인 플라이스토세에선 많은 포유동물이 멸종했다. 빙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는 대빙하기가 찾아왔으며 화산 활동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플라이스토세에 살았던 이 동물들의 화석은 생태계의 대규모 변화가 일어났던 지질시대의 중요한 단서다.
로빈 오키프 미국 마셜대 공동연구팀은 172개의 동물 화석 뼈를 분석해 플라이스토세에서 동물이 어떻게 멸종했는지 살핀 연구 결과를 18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잔존하는 방사성 탄소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사용해 이 뼈 화석들의 주인인 동물이 언제, 어떻게 소멸했는지 확인했다. 당시 각 대륙의 기후변화와 식생기록을 반영해 생태계적 역학관계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평가했다.
뼈 화석 주인들은 대부분 약 1만2000년 전 갑자기 찾아왔던 한랭기인 '영거 드라이아스기'가 시작되기 전 멸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타와 나무늘보를 제외한 모든 분류군은 거의 동시에 소멸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멸종의 주된 원인으로 인간이 촉발한 화재를 지목했다. 급속한 지구 온난화와 대규모 가뭄이 찾아온 가운데 인간이 피운 불이 강한 산불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레간 던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동물들이 멸종했던 시기 식물 분포를 살펴보면 불에 적응하거나 불이 나기 쉬운 지역에서 잘 자라는 모습을 보였다"며 "당시 대규모 화재가 빈번했던 간접적인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불을 피우면서 이전보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됐을 것이라고도 추정했다. 연구팀은 "인간은 아주 적은 개체 수 증가라도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플라이스토세 동물의 멸종 양상은 오늘날 지중해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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