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배트맨과 로빈… 이제는 없으면 큰일, FA 거쳐 사직 역사에 계속 남을까

김태우 기자 2023. 8.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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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불펜의 '배트맨과 로빈'으로 맹활약 중인 김원중(왼쪽)과 구승민 ⓒ곽혜미 기자
▲ 2023년 KBO 올스타로 나란히 발탁된 구승민과 김원중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각자 많은 가능성을 가진 투수들이었습니다”

2013년 롯데의 마무리 투수로 31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큰 활약을 한 김성배 ‘스포타임 베이스볼’ 위원은 이제 팀 불펜의 대들보로 성장한 우완 김원중(30)과 우완 구승민(33)의 어린 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비록 당시까지만 해도 1‧2군을 오가는 선수들로 완전한 1군 선수들은 아니었지만, 성장 가능성이 충분해 코칭스태프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선수들로 떠올린다.

동성고를 졸업한 김원중은 2012년 롯데의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았다. 지명 순위가 말해주듯 입단 당시부터 롯데 마운드의 미래로 큰 기대가 걸렸던 선수다. 대졸(홍익대)은 구승민은 김원중보다 한 해 늦은 2013년 입단했다. 지명 순위가 눈에 띄었던 선수는 아니지만 대졸이라는 점에서 빠른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고, 실제 김원중보다 1년 앞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김성배 위원은 “김원중은 공을 던지는 밸런스가 참 좋았다. (당시 투수코치였던) 이용훈 코치가 많은 공을 들였던 선수”라면서 “구승민은 그때도 씩씩하게 던지는 선수였다. 그리고 밝고 참 착하다. 2군에 있을 때도 힘든 내색 없이 태도가 참 좋았던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이제 롯데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될 두 선수가 쌓아온 기록에 대해 “정말 대단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두 선수는 최근 각자 나름의 대업을 쌓았다. 구승민은 통산 100홀드 고지를 돌파했다. 2018년 14홀드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20홀드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개인 최고 기록인 26홀드를 쌓았다. 올해 19홀드를 기록 중인데, 1홀드만 더 추가하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4년 연속 20홀드 이상’의 금자탑을 쌓는다.

▲ 김원중은 롯데 소속 한정으로는 구단 첫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 구승민은 역대 두 번째 4년 연속 20홀드 고지에 하나를 남기고 있다 ⓒ곽혜미 기자

당초 선발 자원으로 육성돼다 2020년 마무리로 전향한 김원중도 빠르게 세이브 기록을 쌓아나갔다. 2020년 25세이브로 시작, 2021년 35세이브, 지난해에는 부침 속에서도 17세이브를 더했다. 그리고 지난 8월 16일 사직 SSG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하며 개인 통산 100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원년 구단인 롯데의 역사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기록이다. 구승민의 100홀드는 롯데 역사상 강영식(116홀드)에 이어 2위 기록이다. 그런데 강영식은 해태와 삼성 소속으로 20홀드를 기록했다. 롯데를 위한 기록으로만 보면 구승민이 구단 역사상 첫 100홀드 달성자가 된 것이다. 김원중 또한 기존 롯데 소속 최다 세이브 기록이었던 손승락의 94세이브 기록을 넘어서더니 이제 롯데에서의 경력에서 가장 먼저 10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김성배 위원은 “타자가 느끼는 구위는 김원중이, 커맨드와 안정감은 구승민이 좋다. 김원중은 구위가 워낙 좋고 슬라이더로 종으로 떨어진다. 하이패스트볼과 포크볼까지 높낮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패스트볼 궤적에서 날아오는 포크볼이 강력하다”면서 “구승민은 패스트볼과 포크볼에 휘는 슬라이더까지 세 구종의 커맨드가 모두 된다. 그래서 1이닝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팀의 8‧9회를 든든하게 지키는 두 선수를 “우리 팀의 배트맨과 로빈”이라고 비유한다. 서튼 감독은 “두 선수 모두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리더십이 뛰어나다”면서 “구승민은 투수 조장으로 모든 투수들을 이끌고 있다. 좋은 성격을 바탕으로 재밌게 이끌어가고 또 뭐라 할 때는 뭐라 하는 조장이다. 김원중도 행동으로 다른 선수들의 귀감이 되는 선수다. 준비도 잘한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뒤에서 두 선수가 지키고 있다는 자체가 든든하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 롯데 구승민 ⓒ곽혜미 기자
▲ 롯데 김원중 ⓒ곽혜미 기자

구승민은 시즌 53경기에서 49⅔이닝 동안 2승4패3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 중이다. 리그 최고의 셋업맨 중 하나다. 19일 현재 홀드 부문 리그 공동 2위로 1위인 박영현(kt‧24홀드)을 추격 중이다. 박영현의 아시안게임 차출 예정을 고려하면 역전 가능성이 남아있다. 김원중은 시즌 46경기에서 47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3패2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했다. 1이닝 이상도 던질 수 있는 마무리다. 세이브 부문 2위 투수이기도 하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이 서서히 다가오는 두 선수이기도 하다. 김원중은 올해로 7시즌을 채웠다. 내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FA가 된다. 대졸인 구승민 역시 내년을 정상적으로 보내면 FA 자격을 취득한다. 아직 1년 넘는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미래 예상을 지금 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두 선수가 계속 롯데에 남아 팀의 역사를 계속 경신해 나갈 수 있을지는 주목을 받는 사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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