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관광객 애환 서린 해장국거리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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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술을 먹고는 여기 와서 해장국 한 그릇 먹고 출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다 문을 닫는다고 하니 아쉽네요. 많은 사람 추억이 깃든 곳인데."
경북 경주시민 김모(61)씨는 한때 경주의 명물이던 해장국거리가 사라지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 손님은 "부산에서 경주로 놀러 왔다가 처음 들렀는데 해장국거리의 식당이 대부분 사라졌고 곧 이 식당도 문을 닫는다고 하니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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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전날 술을 먹고는 여기 와서 해장국 한 그릇 먹고 출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다 문을 닫는다고 하니 아쉽네요. 많은 사람 추억이 깃든 곳인데."
경북 경주시민 김모(61)씨는 한때 경주의 명물이던 해장국거리가 사라지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20일 현지 주민 등에 따르면 경주시 황오동 팔우정삼거리 인근에 자리 잡은 해장국거리는 수십년 전부터 형성돼 경주를 대표하는 식당가였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메밀묵해장국이다.
이 해장국은 명태·멸치 등으로 밑국물을 내고 메밀묵, 콩나물, 묵은지, 모자반을 넣어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타지역에서는 보기 드물어 경주를 찾은 많은 관광객은 한번쯤 먹곤 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밤새 술을 거나하게 마신 사람이나 아침 일찍 일하러 나가던 막노동자, 직장인 등이 들르면서 발 디딜 틈 없이 장사가 잘 됐다.
한때 이 일대에는 해장국식당만 20여곳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경주시와 문화재청이 이 일대 쪽샘지구 정비사업을 벌이면서 해장국거리는 활기를 잃었다.
시가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해장국거리 상가를 매입하면서 하나둘 떠나갔다.
지난 6월에는 네 집이 철거됐다.
현재 남은 해장국식당은 1곳뿐이다.
인근에 다른 해장국식당은 간판만 남았을 뿐 철거를 앞두고 이미 문을 닫았다.
마지막 남은 식당 역시 건물주가 시와 합의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형편이다.
그렇게 되면 생명을 다한 해장국거리 입간판만 남게 된다.
최근 찾은 이 식당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관광객이나 시민이 드나들며 해장국을 먹고 있었다.
한 손님은 "부산에서 경주로 놀러 왔다가 처음 들렀는데 해장국거리의 식당이 대부분 사라졌고 곧 이 식당도 문을 닫는다고 하니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식당업주는 "건물주가 아직 시와 합의를 안 해서 남아 있지만 보상에 합의하면 우리도 나가야 한다"며 "길어야 1년 정도 더 있을 것 같은데 여기서 나간 이후에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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