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 곱창·솔빈 매운음식·김숙 평양냉면[Z세대 탐구생활]
[서울=뉴시스]고인혜 인턴 문예빈 인턴 최령 인턴 기자 = 공인은 곧 영향력이다. 공인 개인의 취향이 대중의 유행이 되는 일도 예사다. 진입장벽이 낮은 것일수록 입소문이 번지는 속도 또한 빠르다. 취향 기준을 의식주로 삼분할하면 '식'이 해당될 것이다.
예컨대 그룹 원어스(ONEUS) 건희의 모 훠궈 프랜차이즈 식당 추천 소스 조합은 일명 '건희 소스'라 불리며 아이돌 팬덤 내 공식 조합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공인 역시 개인이기에 개인의 취향이 만인의 취향에 부합하기란 어려운 법. 이에 'Z세대 인턴기자'들이 기자 개인의 취향에 반하는 연예인의 음식 취향을 정리했다. 시작하기에 앞서 취향은 취향일 뿐, 정답은 없다. 해당 글 또한 기자 개인의 취향을 다룬다.
왜 곱창을 안 먹지?
자랑은 아니지만 음식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먹을 수 있는 범위가 많이 좁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는 피하게 됐다. 몇 년 전에 아는 동생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원래 그 친구는 고수를 먹지 않았는데, 고수가 보이면 한 입은 먹어본다고 말을 하지 않던가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전 세계 사람들이 고수를 먹는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나도 고수를 먹어보고 싶어. 언니도 먹어봐. 먹어봐야 언니가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 수 있어!"라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고 그저 처음보는 음식이라서 나랑 안 맞을거야 지레 짐작하고 안 먹었던 음식들을 하나씩 먹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계속 안 먹게 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생각보다 입에 잘 맞아서 자주 먹게 되는 음식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중국냉면'으로 지금은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음식이 생각날 때 가끔 찾아 먹는 음식이 됐다.
지금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먹을 땐 새로운 음식도 한 번은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하는 식사자리도 예전만큼 부담스럽지 않다. 새로운 음식이라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은 먹어보고 다음에 별로면 안 먹어도 된다고 가볍게 생각하다 보니 이제는 같이 먹는 사람이 골라주는 메뉴를 먹는 것에도 부담이 없다. 오히려 골라주면 감사하다.
언젠가는 스스로 돼지곱창, 소곱창 맛집을 찾아가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인혜)
솔빈과 매운 음식
"매운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맵덕' 솔빈은 tvN '원픽로드', K STAR '맨VS차일드' 등을 통해 발언의 진위를 입증했다.
'원픽로드'에서 솔빈은 매운 고춧가루와 청양고추, 매운 후춧가루 등을 넣어 '엽기떡볶이' 매운맛의 최소 10배 이상으로 맵기를 조절한 카레 비우기에 도전한 바 있다. 촬영 당월 1명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음식에도 그는 굳건했다.
'맨VS차일드' 셰프들의 매운맛 음식 요리 미션 시식자로 나섰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캡사이신을 포함한 각종 매운 재료를 활용해 만든 요리를 시식하던 솔빈은 "이런 스케줄을 잡아주다니 행복하다"며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솔빈의 '무통각'은 나름 과학적인 원리로 설명된다. 입안의 TRPV1 수용체가 상대적으로 적어 매운맛에 대한 민감도가 덜한 것이다. 매운맛이 맛의 종류가 아닌 통각으로 분류되는 원인도 이 이유다.
한국인의 매운맛 취향을 저격하기 위한 음식들이 만연한 지금, 기자 개인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해당 유행에는 편승할 수 없다. 즐길 수 있는 음식의 폭이 좁긴 해도 괜찮다. 미디어는 대리만족의 장(場)이니까.(문예빈)
평양냉면은 눈물맛
'평냉꼰대' 가수 존박은 "평양냉면의 순수한 맛에 반했다. 죽기전날에도 평양냉면을 먹고싶다"고 했다. 하지만 같이 냉면을 먹던 일행에게 "냉면에 김치를 올리면 어떡하냐"며 분노하기도 한다.
개그우먼 김숙은 "평양냉면이 솔(Soul) 푸드"라며 "평양냉면은 삼세번을 먹어봐야 그 맛을 안다"며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제대로' 냉면 먹는 방식을 전수하기도 한다.
그룹 '세븐틴(SVT)'의 멤버 호시도 "최근 솔 푸드는 평양냉면"이라며 평양냉면 한 그릇을 싹싹 비운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나만 평냉 안좋아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평양냉면, 동치미 국물과 고기육수, 메밀면으로 만든 이 음식은 '한 번도 안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호불호가 확실하다. 삼삼한, 그 기본에 충실한 맛을 즐겨야 한다고들 하는데 또 누군가는 "고기를 그냥 넣었다 뺀 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필자는 딱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다. '눈물맛'. 메밀면을 마치 찝찔한 눈물에 넣은 것 같은 맛이 난다. 펑펑 울었을 때 눈물이 입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맛. 이 이야기를 했을 때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모두 박장대소를 한다. 그 웃음은 일정 부분 동의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무미(無味)' 그 자체인 이 냉면을 대체 왜 먹는단 말인가.
처음 먹었을 때의 그 충격이 너무 커서 평양냉면은 거의 먹지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냉면꼰대'들의 잔소리가 평양냉면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도 있다. 식초는 어떻게, 겨자는 어떻게, 면은 어떻게… 그냥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면 안되냐고 되묻고 싶어진다.
평양냉면은 사실 맛을 잘 모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안 먹는 음식이 거의 없는 '아저씨 입맛'인 필자가 유일하게 아예 안 먹는 음식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두부. 두부를 안먹는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백이면 백 똑같다. "두부 안 먹는 사람 처음 봐."
두부는 맛과 향기가 좋고, 광택이 나며, 모양이 반듯하고, 먹기에 간편하여 음식의 오미(五味)를 갖춘 식품이라고 한다. 글쎄, 일단 두부의 식감이 싫다. 입 안에서 푸딩이나 크림처럼 부드럽게 사라지는 게 아니라 몽글몽글하게 입 안에 남는다. 심지어 사람들이 '고소하다'고 하는 그 콩 특유의 맛이 그 식감과 함께 나는 게 너무나도 싫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서민반찬'의 대표주자인 두부는 들어가는 음식이 너무나도 많다. 찌개, 조림, 구이, 튀김…. 그래서인지 "저 두부 안먹어요"라고 말하는 게 조금은 눈치가 보인다. 이것도 안먹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랄까.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변한다고들 한다. 어릴 때 안먹던 음식을 나중에 좋아하게 되는일이 나에게도 일어날지 궁금하다. 일단 필자는 다음주 '냉면회식'을 한다. 김숙의 말처럼 '삼세번'을 채우면 평양냉면의 맛을 사랑하게 되는 지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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