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에 끌려온 게 아니다…'레깅스' '슬링백' MZ, 등산길에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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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상사인 '부장님'에게 끌려온 게 아니다.
토요일인 19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는 자발적인 등산을 택한 MZ세대가 눈에 띄었다.
최씨가 인기 아이템을 착용하고 친구와 등산하는 이유는 '주말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SNS을 검색한 결과 '등산스타그램'(등산과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이라는 열쇳말을 단 게시물은 160만건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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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여가·데이트 장소로 주목…"주말 알차게 보내기 위해"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회사 상사인 '부장님'에게 끌려온 게 아니다. 토요일인 19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는 자발적인 등산을 택한 MZ세대가 눈에 띄었다. 축구복과 레깅스, 셔츠, 아노락(바람막이 재킷) 등 다양한 옷차림이었다.
등산객 100여명을 어림잡아 본 결과 절반가량은 2030대였다. 등산복·등산화·지팡이 등 '3종 세트'를 한 중년의 등산객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모습이었다.
인왕산을 오르던 대학생 최연지씨(25)는 레깅스를 입고 있었다. 어깨끈이 한 개만 달린 가방 '슬링백'도 걸쳤다. 레깅스와 슬링 백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씨가 인기 아이템을 착용하고 친구와 등산하는 이유는 '주말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이다. 가치 추구에 의미를 두는 MZ세대의 여가나 데이트 장소로 '산'이 주목받고 있다.
애인과 손잡고 등산에 나선 홍승재씨(31)는 "여자친구도, 저도 산을 좋아한다"며 "한 번 친구를 따라가 보니 등산의 매력을 실감해 지난해부터 산을 찾고 있다"고 웃었다.
이날 여자친구와 북한산을 오른 최동후씨(22)는 "데이트 일정으로 등산을 선택했다"며 "더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등산 후 실내에서 맛있는 걸 먹을 계획"이라고 했다.
등산객들은 일행과 대화하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해가 내리쬐는 오르막길에선 땀이 비오듯 쏟아져 그늘을 찾아 잠시 머물렀다.
MZ 등산객들 사이에서 "막걸리는 드론으로 배달 안 되냐" 같은 농담이 흘러나왔다. 정상에 오르자 요즘 유행하는 '인스타 자세'를 취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취하는 자세다.
대학 동기와 등산한다는 이민구씨(24)는 "SNS에서 등산을 인증하는 사람이 많아 등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을 검색한 결과 '등산스타그램'(등산과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이라는 열쇳말을 단 게시물은 160만건 이상이었다. 등산과 어린이의 합성어인 '등린이' 관련 게시글도 83여만건이나 됐다.
20·30대가 주로 이용하는 동호회 애플리케이션(앱)은 정원을 채워 모집이 마감된 상태였다. 인원이 다 차 대기를 걸어둔 경우도 있다.
젊은 세대의 등산 열풍은 2020년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난 6월 사실상 종식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20·30대의 등산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야외활동을 즐기는 흐름이 시작되면서 등산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의미다.
등산길에 만난 이모씨(29)는 "회사에서 따로 주말에 연락하지 않다 보니 친한 사람들과 함께 등산을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grow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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