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들만 고생” 여가부 장관, 잼버리 현장 떠나 ‘에어컨 빵빵’ 신축 숙소서 묵어

“현장 지켜라” 한 총리 지시 어겼나?
여가부 설명 “신변 위협 협박에 숙영 못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해당 행사 조기 철수 직전까지 현장이 아닌 외부 국립공원 숙소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김 장관은 잼버리 대회가 열린 지난 1일부터 태풍 ‘카눈’으로 조기 철수한 8일까지 국립공원공단 변산반도생태탐방원에 묵었다.

여가부는 “장관이 묵은 2인실이 3만원가량으로 비용이 저렴해 (해당) 숙소로 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묵은 변산반도생태탐방원은 지난 7월 새로 문을 연 신축 건물로 알려져 있다. 2인실부터 8인실로 구성돼 있고, 각 방에 화장실, 샤워부스, 에어컨까지 독립적으로 갖춰진 구조로 돼 있다.

앞서 새만금 잼버리는 폭염과 부실 운영 등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영국과 미국 등 일부 스카우트들이 조기 퇴영하는 사태까지 발생,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부처 관계자들에게 “현장을 지켜라”라는 지시를 내릴 정도였다. 

실제 한 총리는 지난 3일 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158개국 참가자 4만3000명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지시를 받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4일부터 6일까지 2박3일간 잼버리 영지에서 숙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여가부 장관이 잼버리 기간 중 단 한 번도 현장을 지키며 숙영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되며 비난여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여가부를 포함한 관계부처와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대회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오는 25일 전체 회의를 열어 잼버리 파행에 대한 문제를 따질 예정이다.

김 장관은 서민민생대책위원회로부터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에 대해 직무 유기와 업무 방해 등 혐의로 고발 당하기도 했다.

한편, 여가부는 20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당시 김 장관은 숙영을 검토했으나,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으로 경찰 보호를 받는 상황에서 숙영을 할 경우 위해 요소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숙영을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불편에 노출된 대원들과 함께 야영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