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것밖에 안돼?”…美 고금리·中 부동산 위기 겹치니 코스피 2400 눈앞 [권제인의 일‘주’읽]

2023. 8. 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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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RF]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이번 주 증시는 내내 '파란불'이었습니다. 광복절 한국 주식시장이 잠시 쉬는 사이 중국에서 부동산업계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와 부진한 경제지표가 겹치면서 중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퍼졌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코스피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中 비구이위안 디폴트 우려…美 추가 긴축 우려
17일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베이징 외곽 공사 현장 근처 차량에 "비구이위안 주택 구매자 권리 보호"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놓여 있다. [연합]

금요일 코스피는 지난주 대비 3.35% 하락한 2504.50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수요일에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76% 하락해 올해 세 번째로 크게 하락했고,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240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한국 증시는 하강 압력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지난주 월요일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약 300억원)를 내지 못하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 전반에 대해 디폴트 우려가 퍼졌습니다. 비구이위안 홀딩스는 상반기 순손실이 450억∼550억위안(약 8조2000억∼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으며,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조4000억위안(약 255조원)에 이릅니다.

시장에서는 2021년 발생했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디폴트 사태보다 이번 위기의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구이위안이 추진 중인 개발 사업 건수가 3000여건으로 헝다(700여건)의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원양(遠洋)집단(위안양그룹·시노오션), 완다(萬達) 등 다른 부동산 업체도 상황이 좋지 않아 시장은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지표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의 7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하고, 산업생산은 3.7%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또한, 1∼7월 고정자산 투자도 3.4% 증가하는 데 그쳐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그 영향이 전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팽배합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의 모습. [블룸버그 방송 화면 캡쳐]

반면, 미국은 견조한 경기를 보이며 한국 주식시장을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주택 착공이나 소매 판매, 실업수당 청구 모두 현재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고 나타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역시 긴축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32%까지 오르며 약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채권 금리 상승은 미래 기업 가치에 투자하는 주식의 매력도를 떨어트리는 만큼, 주식 시장에서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채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가 더 진행돼 향후 10년간 평균 4.75%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네이처 "초전도체 아니다"…테마주 하한가 직행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내용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사 [출처 네이처]

한편, 목요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가 한국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발표한 'LK-99'에 대해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밝히면서 초전도체 관련주 주가는 요동쳤습니다. 덕성 주가는 월요일과 수요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금요일 하한가를 기록했고, 파워로직스도 3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이어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관련 테마주들은 초전도체와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LK-99의 진위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등한 뒤, 급락하는 양상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테마주 쏠림 현상을 관리하겠다고 방침을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투자자에게 테마주 등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증권사 신용융자 공급이 적정한지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입니다. 또한,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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