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서 거둔 6년 만의 20SV…두 번의 '방출' 극복한 임창민, 대박 FA 가능할까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맏형으로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는 임창민 "
키움 히어로즈 임창민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서 5-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투구수 14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임창민은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현대 유니콘스(現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을 받았다. 히어로즈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임창민은 2012시즌이 끝난 뒤 NC 다이노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임창민은 2015시즌 61경기에서 1승 5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80으로 활약하며 본격 '뒷문'을 담당하기 시작했고, 이듬해 65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6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017년 29세이브를 손에 넣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임창민은 2018시즌 8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치는 등 부진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20년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2021시즌이 끝난 뒤 NC에서 방출됐다. 이후 두산 베어스와 연이 닿아 커리어를 이어갔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 못한 끝에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올 시즌에 앞서 '친정'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친정으로 돌아온 뒤 임창민은 완전히 달라졌다. 임창민은 지난 4월 1홀드 평균자책점 1.23으로 활약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더니 5월 중순부터 뒷문을 담당하기 시작, 생애 최고의 시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특히 19일 경기 전까지 41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19로 활약 중이었는데, 이날 2017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20세이브의 고지를 밟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8일 롯데와 맞대결에서는 5-4로 근소하게 앞선 9회초 두 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뒷문을 걸어잠그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던 임창민. 하지만 19일 경기는 달랐다. 5-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임창민은 선두타자 전준우를 2구 만에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안치홍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뽑아냈고, 후속타자 박승욱에게는 144km 직구를 위닝샷으로 던져 삼진을 솎아내며 뒷문을 걸어잠갔다.
무려 6년 만에 20세이브의 고지를 밟은 임창민은 경기가 끝난 뒤 "20세이브를 할 때까지 버텼다는 것에서 스스로 칭찬을 해주고 싶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내가 흔들릴 때마다 믿어준 덕분에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홍원기 감독은 "맏형으로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는 임창민의 20세이브 기록을 축하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시즌 초반 구원 투수로 시작했던 임창민은 5월부터 마무리를 맡았기에 20세이브를 수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20세이브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다 보니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 긴장을 많이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 집중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연차를 거듭하면서 기량이 하락세를 그리던 중 반등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임창민은 "옛날 생각이 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젊었었고 내 힘으로 무언가를 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주위에서 나를 많이 도와준다. 벤치에서도 부담을 들어준다"며 "경험이 있는 후배도, (김)동헌이 같은 첫 시즌을 치르는 후배도 있는데, 선수들 간의 케미가 좋다. 이런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내가 나이가 있다 보니 언제가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 때문에 조금 더 챙겨주는 것 같다. 나도 그에 맞게 그나마 보답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일단 (키움이) 너무 편하다. 알고 있는 사람도 많고, 플레이하는 선수를 편하게 해주는 팀이다. '내가 젊을 때 이 팀에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임창민은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질주하고 있지만, 현재 키움의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임창민은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중이다. 그는 "많이 아쉽다. 야구는 도미노 같은 게임이라서 모두가 심리적으로 힘든 것 같다. 그래도 후배들에게는 '지금의 시간을 견디고, 스스로 발전해서 다시는 이러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창민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는다. 1985년생으로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방출의 수모를 딛고 좋은 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 임창민의 경험은 분명 젊은 선수들에게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6년 만에 20세이브의 고지를 밟은 임창민이 올겨울 어떠한 계약을 품에 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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