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경련 복귀'에 쏠린 눈… 현대차·SK·LG는?

4대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DB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출발을 앞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쇄신안에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삼성 계열사의 전경련 재가입 여부는 각 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경정하라고 권고했다.

재가입 시에는 정경유착 사건이 발생할 경우 즉시 탈퇴해야 한다는 조건도 제시해 사실상 재가입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과거 삼성과 함께 전경련을 탈퇴했던 현대차, SK, LG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5개 관계사들은 곧 이사회를 열어 전경련 가입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삼성 준감위가 전경련 재가입과 관련한 임시회의 끝에 각 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독립적으로 판단하도록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전경련이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단체명 변경 등의 안건을 의결한 예정이어서 그 전에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준감위는 전경련 가입이나 미가입을 명확하게 결론짓지 않고 결정 책임을 각 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에 돌렸다. 준감위 관계자는 "한경협 가입 여부는 제반 사정을 신중하게 검토해 관계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삼성의 전경련 복귀에 각계의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준감위가 면죄부를 주려한다는 여론에 부담을 느껴 모호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의 혁신 의지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위원장은 "최종적으로 현재 전경련의 혁신안은 단순히 선언에 그칠 뿐이고 실제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과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선 현재 시점에서 우려스러운 입장으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준감위는 삼성의 관계사가 전경련 재가입을 결정할 경우 조건을 달았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회계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자체의 철저한 검토를 거친 후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준감위가 '조건부 승인'을 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 이사회가 준감위 권고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준감위 권고에 반하는 활동을 하면 이사회를 거쳐 공표해야 한다.

삼성이 본격적인 재가입 논의에 들어감에 따라 현대차, SK, LG의 재가입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을 비롯한 4대그룹은 지난 2016년 전경련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잇따라 회원사를 탈퇴한 바 있다. 다만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는 여전히 회원사로 남아있어 22일 열리는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한경연 흡수합병이 의결되면 자동으로 전경련(한경협)의 회원사가 된다.

현재 현대차는 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5곳, SK는 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4곳, LG는 ㈜LG·LG전자 등 2곳이 한경연 회원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4대그룹이 회원사로 남게되더라도 회비 납부, 회장단 참여 등의 적극적인 활동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정경유착 카르텔 부활이라는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특히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점이 부담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9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 전경련이 4대그룹 재가입을 압박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혁신도 없이 간판만 바꿔 달고 신(新)정경유착 시대를 열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