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인데 빚도 늘었다"…SK하이닉스 상반기 이자지출 작년 4배

신건웅 기자 2023. 8. 2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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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 한파 속에 적자를 보고 있는 전기전자 업체들에 '이자 부담'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더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차입금을 늘린 것은 첨단 전기전자산업의 특성상 R&D와 설비투자를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거나, 이익을 내서 차입금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업황 개선 속도에 따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의 이자 부담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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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설비투자 위한 차입금 증가에 고금리 여파
LG디스플레이도 이자부담 2배…업황 개선 때까지 '고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 한파 속에 적자를 보고 있는 전기전자 업체들에 '이자 부담'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더해지고 있다.

적자 속에서도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등을 위해 차입금을 늘렸는데, 고금리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이자로 나가는 돈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올 상반기 이자로 6710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835억원)보다 265.6%나 늘어난 수치다.

적자 속에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채권 발행과 대출 등으로 차입금을 11조원 넘게 늘린 탓이다.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지난해 상반기 말 19조3821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30조8065억원으로 58.9% 증가했다.

올해 초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SLB)에 이어 2조2377억원에 달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이자 비용이 더 불어났다. SK하이닉스는 이자율이 1%포인트(100bp) 상승하면 일부 변동금리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이 573억원 증가한다.

LG디스플레이(034220)도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말 13조9866억원에서 올 상반기 17조4206억원으로 늘었다. 앞서 LG전자로부터 연이자율 6.06%에 1조원을 빌리기도 했다.

차입금 증가로 이자 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1776억원에서 올 상반기 309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자율이 1% 더 오른다면 이자 부담은 570억원 넘게 늘어난다.

문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 모두 침체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6조2844억원, 1조9798억원 적자를 냈다.

하반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7507억원의 손실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4715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차입금을 늘린 것은 첨단 전기전자산업의 특성상 R&D와 설비투자를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2조7140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조원대 투자를 계획 중이다.

투자를 미루면 재무상황은 개선될 수 있지만, 업황 반등 시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적자에도 역대급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의 이자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거나, 이익을 내서 차입금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업황 개선 속도에 따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의 이자 부담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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