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공범' 특례보금자리론…정책 모기지 매달 증가

이효정 2023. 8. 2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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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정책 모기지 대출이 은행권의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2.7배 많았다.

은행이 취급하는 일반 주택담보대출도 8조5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정책 모기지는 22조6천억원이나 증가하면서 은행권의 주담대가 늘었다.

이처럼 정책 모기지 대출의 증가세가 상당한데, 금융당국은 되레 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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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정책 모기지 22.6조 증가
은행권 일반 개별 주담대 8.5조원 수준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올해 들어 정책 모기지 대출이 은행권의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2.7배 많았다.

금융당국이 늘어나는 가계부채의 주범 중 하나로 은행권의 50년 만기 대출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대출을 꼽는 것을 고려하면 정책 모기지가 가계부채에 끼친 영향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은행의 영업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정책 모기지 vs 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

20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가계대출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68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10조원 증가했다. 기타 대출(신용대출 포함)이 약 11조5천300억원 감소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22조3천억원 증가하면서 은행권 전체적으로 가계대출이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분 22조3천억원의 대부분은 정책 모기지 대출 때문이다. 은행이 취급하는 일반 주택담보대출도 8조5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정책 모기지는 22조6천억원이나 증가하면서 은행권의 주담대가 늘었다. 은행권의 일반 주담대와 비교하면 정책 모기지는 2.7배 많다. 지난해 연간 정책 모기지 대출 증가 폭 8조5천억원과 비교해도 올해 크게 늘었다.

정책 모기지 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특례보금자리론 때문으로 해석한다. 지난 1월 말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상품인 보금자리론·적격대출·안심전환대출을 통합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상품이다. 집값이 9억원 이하이면 무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에게 소득과 상관 없이 고정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빌려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이 은행에서 취급하는 대표적인 정책 모기지 상품인데 특례보금자리론의 비중이 70% 수준"이라며 "아무래도 가입 조건이나 대상이 완화돼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귀띔했다.

[표=이효정 기자 ]

출시 후 지난달까지 특례보금자리론의 유효 신청 금액(31조1285억원) 중 대출자의 소득이 7천만원 이상인 대출자는 전체의 41%에 달한다.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전 기존의 보금자리론과 안심전환대출의 소득 기준은 7천만원이하였다.

◆금융당국, 50년 만기 대출·비대면 대출 겨냥

이처럼 정책 모기지 대출의 증가세가 상당한데, 금융당국은 되레 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금융위는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취급 시 대출자의 소득 심사나 과도한 대출 여부도 점검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은 17개 은행과 '내부통제와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갖고 오는 10월까지 가계대출 취급 실태에 대한 종합 점검을 지시했다.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선 이달 금리 인상 이후 조달 여건 등을 보고 필요 시 속도 조절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젊은 층의 생활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며 "그것(특례보금자리론) 때문에 부채가 늘어난 건 맞지만 그것도 안 한다면 젊은 분들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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