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모터쇼 놔두고 인도네시아 갔다…현대차는 뭘 봤을까

이동희 기자 2023. 8.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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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독일 IAA 모빌리티 불참…인니 모터쇼엔 최대 규모 부스로 참가 중
'아세안 시장 교두보' 판단…전기차 현지생산 앞세워 도요타·혼다 추격
현대차는 지난 10일 개최한 인도네시 국제 모터쇼(GIIAS 2023)에 참가했다.(현대차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9월 독일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 불참한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유명한 IAA 모빌리티는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힌다. 현대차가 이 모터쇼에 불참한 건 20년래 처음이다.

IAA 모빌리티 대신 향한 곳은 인도네시아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개최한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GIIAS 2023)에 참가해 대형 부스를 꾸렸다. 현대차가 유럽 대신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세안(ASEAN)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불참…인니 국제 모터쇼엔 대형 부스 꾸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9월5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 불참한다. 기아 역시 참여하지 않으며,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현대모비스만 부스를 차린다.

IAA 모빌리티는 유럽 최대 모터쇼로 홀수 해에는 승용차, 짝수 해에는 상용차 전시회로 열린다. 2021년 행사명을 IAA 모빌리티로 바꾸면서 개최 장소도 프랑크푸르트에서 뮌헨으로 옮겼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전동화 바람이 불면서 최근 완성차 브랜드보다 전장업계가 적극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해 처음으로 참가한다.

현대차는 IAA 모빌리티 승용차 전시회에 항상 참석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으로 대표되는 독일에서 다양한 신차와 새로운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존재감을 알렸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모터쇼 열기가 과거보다 시들하고 비용 투입 대비 효과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열린 또 다른 대형 모터쇼인 파리 모터쇼도 불참했고, IAA 모빌리티에 이어 열리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현대차가 최근 대형 모터쇼 불참을 이어가고 있지만, 모든 행사를 건너뛴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시작해 20일까지 진행되는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는 참가했다. 참가 규모도 출시를 앞둔 스타게이저 등 20개 모델을 전시했다. 지난 4월 국내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보다 더 많은 차를 선보였다. 전시장 규모도 3042㎡로 일본 브랜드 도요타, 혼다와 함께 3대 부스 규모로 꾸렸다.

차우준 현대차 인도네시아법인장은 "GIIAS 2023에 참가해 게임 체인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 공장.(현대차 제공) 2022.3.16/뉴스1

◇아세안 시장, 현대차 새로운 성장 동력…"전기차 앞세워 시장 입지 강화"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아세안 지역이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혀서다. 인도네시아는 인도·중국·미국에 이은 인구 4위(2억7700만명) 국가로, 동남아시아에선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거대 시장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현지 첫 생산 공장을 설립,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아세안 전용 소형차 생산 기지로 현재 생산 능력은 연간 15만대다. 향후 최대 25만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에서 내놓은 전략 차종인 크레타를 비롯해 준중형 SUV 전기차인 아이오닉5 등도 생산한다.

현지 거점 구축 후 현대차는 일본 브랜드가 장악한 인도네시아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1만8208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8779대 대비 93.1%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1년 전보다 1.6%포인트(p) 증가한 3.6%를 기록해 10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아이오닉5를 3500대 이상 팔며 전기차 시장을 선도했다. 내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더 늘려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짓는 전기차 배터리셀 공장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 배터리셀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면 현지 전기차 생산은 더 확대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시장뿐 아니라 태국 등 주변 아세안 지역을 겨냥한 주요 생산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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