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기로에 섰던 정찬성, 마지막 불꽃 태운다[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최홍만(43)은 당대 최강이었던 레미 본야스키, 제롬 르 밴너, 효도르, 새미 슐트 등과 맞서며 한국 격투기 대중화를 이끌었다. 최홍만이 격투기를 널리 알렸다면 정찬성(36)은 세계 최고 격투기 단체 UFC에서 타이틀전을 두 번이나 치르며 한국 격투기 위상을 가장 높이 올려놓았다.
지난해 4월 역사상 가장 완벽한 페더급 선수라 불리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와의 타이틀전에서 패한 정찬성은 경기 종료 후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다. 더 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음을 느끼고 있다. 그만둘 생각이 있다"며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넘지 못할 벽을 만난 후 은퇴 기로에 섰던 정찬성이 1년4개월만에 '8각의 링' 옥타곤에 돌아온다. 상대는 前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31‧미국). 할로웨이는 볼카노프스키만 아니라면 지금도 챔피언을 유지했을 거라고 평가될 정도로 강력한 상대다.
극단적일정도로 언더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정찬성은 할로웨이와의 경기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을까.
▶할로웨이는 누구인가
정찬성의 이번 맞상대 할로웨이는 UFC 레전드급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 UFC 페더급 챔피언을 차지해 2019년까지 3번의 방어전을 모두 성공했던 선수. 특히 할로웨이는 직전 챔피언인 당대 최강 조제 알도를 이기며 챔피언이 됐던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렀다. 정찬성 역시 챔피언 알도와 2013년 챔피언 벨트를 놓고 싸웠지만 어깨가 탈구되며 패했기에 간접적으로 둘의 실력을 비교할 수 있다.
즉 할로웨이는 정찬성을 누른 알도를 이기며 챔피언이 된 후 3번의 챔피언 방어에 성공한 강력한 선수다. 물론 간접적인 비교일 뿐이다. 할로웨이는 2017년 12월 볼카노프스키에게 패하며 챔피언 타이틀을 내줬다. 이후 할로웨이는 두 번 더 볼카노프스키와 맞붙었지만 모두 패했다. 그는 오직 볼카노프스키만 바라보고 다른 상대를 이기며 3차전까지 따낼 정도로 집착했지만 볼카노프스키라는 역대 최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할로웨이도, 정찬성도 볼카노프스키라는 최강의 벽 앞에 한계를 느낀 공통점이 있는 셈.
▶극단적 언더독 평가
정찬성은 올해 36세로 할로웨이와 비교하면 5살 더 많다. 특히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와의 경기를 전후해 전성기에서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복무로 인한 공백, 어깨 탈구 부상과 은퇴를 해도 이상치 않을 나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수순. 또한 스스로 볼카노프스키와의 경기 후 벽을 느껴 은퇴까지 고민했을 정도다보니 한창인 할로웨이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의 평가는 더욱 냉혹하다. 14개 베팅사이트의 스포츠 도박사들은 평균적으로 할로웨이에게 1.12의 배당률을, 정찬성에게 6.34로 배당했다. 이는 곧 할로웨이에게 1달러를 걸어 할로웨이가 승리하면 고작 1.12달러로 돌려주지만 정찬성에게 걸어 정찬성이 이기면 6배 이상인 6.34달러를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정찬성이 이길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고 보는 것.
정찬성이 1년여 전 볼카노프스키와 챔피언전을 치를 때 정찬성에게 5.50에서 6.00수준의 배당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때보다 지금이 더 배당률이 높다. 즉 그때보다 더 정찬성이 패배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격투기 전문가는 "정찬성이 이기면 좋겠지만 확률은 20%도 되지 않다고 본다. 2:8 수준의 경기가 되지 않을까. 물론 격투기에는 럭키펀치가 있고 변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곤 정찬성이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韓 격투기 지탱하고 있는 정찬성, 그 무게감
현재 한국 격투기는 위기에 놓여있다. 끝에 다다르고 있는 정찬성 이후 걸출한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홍만 이후 김동현과 정찬성이 그 명맥을 이어가며 그래도 한국 격투기계의 '스타 파워'는 타종목 못지않았다.
이번 할로웨이와의 대결도 할로웨이가 먼저 "왜 지금껏 정찬성과 안 싸웠는지 모르겠다. 페더급에서 오래 함께 활동해온 선수로써 정찬성과 붙어보고 싶다"고 '콜아웃'했고 정찬성이 이를 수락하며 경기가 열리게 됐다. 그만큼 정찬성의 이름은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고 '붙어보고 싶은 선수'다.
하지만 정찬성 이후 스타가 될 것이라 기대 받았던 페더급의 최두호, 라이트 헤비급의 정다운 등이 주춤하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얻지 못한 상황. 실제로 지난 2월 한국에서 UFC 대회가 예정돼있었지만, 정찬성이 부상을 당하자 '정찬성 외에 흥행을 책임질 메인 이벤터가 없다'는 이유로 대회 자체가 취소됐을 정도.
결국 정찬성이 이번 대결에서 얼마나 멋진 승부를 보여주며 승리까지 할 수 있느냐는 자신이 은퇴한 후 침체기가 불 보듯 뻔한 한국 격투기계의 수명을 늘리냐 마냐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찬성이 태울 마지막 불꽃의 길이는 곧 한국 격투기의 불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한국시간 26일 오후 6시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메인이벤트 '정찬성vs할로웨이' 경기가 이번 UFC 대회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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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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