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추는 체인지업’ KIA 30세 잠수함의 2이닝 SV…클로저 자격 충분, 정해영 8월 ERA 8.44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체인지업의 각도가 좋아진 것 같은데요. 고영표 체인지업 비슷하게…”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은 19일 대구 KIA-삼성전을 중계하면서 KIA 잠수함 임기영(30)의 투구에 감탄했다. 임기영은 이날 6-5로 앞선 8회말에 등판, 2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아웃카운트를 6개 잡는데 21개의 공만 던지면 충분했다.
김태형 해설위원은 “체인지업의 각도가 좋아졌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좋지 않나. 그것 비슷하게 직구처럼 날아가다 뚝 떨어진다. (타자로선)공을 놓는 포인트가 똑 같이 보일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올 시즌 임기영의 짠물 셋업맨 변신에 체인지업 그립 변화가 적중했다.
임기영의 체인지업은 예년과 달리 낙차가 크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그립을 조금 바꾼 게 대성공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임기영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61이다. 작년 0.234와 확연한 차이다. 시즌 피안타율이 0.178인 건, 체인지업 덕분이다.
실제 패스트볼과 똑 같은 궤적으로 날아가다 뚝 떨어지는 임기영의 체인지업에 타자들이 전혀 대응하지 못한다. 삼성전서도 마찬가지였다. 쉽게 범타를 유도하니 투구수를 절약한다. 멀티이닝 소화가 잦지만, 투구수는 944구로 아주 많은 편은 아니다. 이닝당 14.75구를 던졌다.
냉정히 볼 때, 올 시즌 경쟁력만 놓고 보면 임기영이 마무리를 맡아도 손색없다. 44경기서 3승1패3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2.39. 피안타율 0.178에 WHIP 0.83. 64이닝으로 순수 구원투수 최다이닝이다. 최근 10경기 중 4경기서 멀티이닝을 소화했다. 김종국 감독의 가장 확실한 필승카드다.
반면 클로저 정해영은 올해 부침이 있다. 33경기서 3승2패10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86. 나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 찍은 2021, 2022시즌보다 임팩트는 떨어진다. 6월 한달간 투구밸런스를 조정하고 돌아온 뒤 7월 8경기서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35로 살아났다.
그러나 8월 들어 다시 흔들린다. 5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8.44다. 김종국 감독이 19일 경기서 정해영을 배제하고 임기영에게 2이닝 마무리를 지시한 건 의미가 크다. 현 시점에선 불펜에서 임기영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크다는 얘기다. 눈 앞의 1승이 중요한 KIA로선 이해가 되는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김종국 감독으로선 고민이 될 수 있다. 구위, 투구내용, 경쟁력을 보면 임기영으로 마무리를 교체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임기영은 전문 불펜이 처음이지만, 19일 경기 포함 이미 경기후반 가장 중요한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을 수 차례 보여줬다. 반면 김 감독으로선 정해영을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하면 현재의 불펜 보직, 역할을 고수할 수도 있다. 단, 정해영이 올해 확실하게 반등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임기영을 마무리로 기용할 경우 팀의 뒷문 안정과 함께 멀티이닝 소화 횟수도 줄어들 수 있다. 마무리는 주로 9회만 맡기 때문이다. 임기영은 올 시즌 투구수 관리를 잘하지만, 9~10월 빡빡한 일정, 포스트시즌을 감안할 때 잦은 멀티이닝 소화가 우려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전적으로 김종국 감독의 디시전 영역이다. 임기영을 중간에서 멀티이닝을 소화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경우 고민 없이 큰 틀을 유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해영의 부활을 확실하게 지원해야 한다. 눈 앞의 1승이 절실한 시기라 매우 중요한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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