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릴리프→대체 선발→토종 에이스' 대반전, 3년만 10승 '울컥' 그래서 더 생각나는 아버지
[마이데일리 = 인천 심혜진 기자] 어느 해 보다 중요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LG 트윈스 임찬규(32)가 3년 만에 두 자릿 수 승수에 성공하며 의미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10승을 밟으니 더욱 생각하는 이가 있다. 바로 아버지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 행사를 1년 연기했다.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FA 재수'를 택했다. 그렇기에 올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다행히 임찬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 불펜 투수로 시작한 그에게 개막 2주 만에 선발 등판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이민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롱릴리프를 소화하던 그가 대체 선발로 자리를 옮겼다.
더 나아가 대체 선발로 그치지 않았다. 아예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공교롭게도 LG의 토종 선발진이 모두 무너지면서 임찬규는 3선발 역할을 맡게 됐다. 선발 경험이 있던 터라 임찬규는 빠르게 자리를 잡아나갔다. 특히 5월 활약이 뛰어났다. 4경기서 모두 선발 승을 쓸어담았다. 24이닝 3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1.13에 달한다.
6월과 7월 주춤하거나 선발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으나 최소 5이닝 소화라는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 해줬다.
그리고 마침내 8월 들어 10승 기회가 찾아왔다. 8월에만 4승을 챙긴 임찬규는 이날 경기 전까지 21경기 99이닝 9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에 대해 '13승은 가능한 투수'라고 했다.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해 10승 도전에서 해냈다.
임찬규는 19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해 10승 고지를 밟았다.
1회 KKK로 순조롭게 출발한 임찬규는 2회와 3회 흔들리며 실점했지만 이후 4회와 5회를 잘 막아내며 임무를 완수했다.
타선은 임찬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장단 16안타 11득점을 뽑으며 화끈하게 지원했다. 이렇게 임찬규는 2020년(10승)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 수 승수를 올렸다.
임찬규는 "최근에는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방망이, 수비의 도움과 감독님께서 주시는 기회 등 박자가 맞아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먼저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팀 승리만 생각하고 던졌다. 상대가 2등을 하고 있는 SSG였기에 쉽게 던지려고 하지 않았다. 1회에는 너무 좋았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된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컨디션이 좋진 않았지만, 맞춰 잡자고 생각하고 던졌고, 다행히 최소 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경기 내용을 짚었다.
임찬규는 지난 2021년 5월 아버지를 여의었다. 10승을 달성하니 더욱 아버지가 생각난 듯 했다. 그는 "아버지가 보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그리운 아버지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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