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남2' 정혁 "기초수급자에 왕따도 당해…그래도 재밌게 산 것 같아" [MD리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모델 겸 방송인 정혁이 반전 일상을 공개했다.
19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는 정혁이 새로운 살림남으로 등장했다.
정혁은 불교 명상 도구인 싱잉볼로 하루를 시작하는 모닝 루틴을 선보이고, 기독교인이면서 운세와 사주를 맹신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몸에 밴 근검절약 습관도 인상적이었다. 정혁은 에어컨 대신 얼음물 등목으로 폭염을 이겨내고, 다 쓴 치약은 잘라서 가글까지 해결하는 모습이었으며, 컵라면 물은 편의점에서 받아 가는 치밀함으로 혀를 내두르게 했다.
정혁의 일상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일을 마친 아버지와 단골집을 찾은 정혁이 가슴 뭉클한 가족사를 공개한 것.
어머니와 세 살 때 헤어지며, 아버지가 25세 때부터 홀로 정혁 형제를 키운 탓에 졸업식, 체육대회, 학예회 등 각종 학교 행사마다 혼자였던 정혁은 어려운 형편에 일찍 철이 들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럼에도 구김살 없이 밝은 성격을 가진 정혁은 "평생 지하 생활을 했다. 또 사기까지 당해서 기초수급자가 돼서 주민센터 가면 쌀 주시고, 김치 주시고, 라면 주시고, 옷도 잘 못 입으니까 왕따도 당해 보고 '왜 너는 더럽냐'는 소리도 들었다"며 과거의 아픈 기억도 덤덤하게 고백했다.
25살이 돼서야 화장실 있는 집에 살게 된 정혁은 "그런 일이 있으니까 어디 가서도 화장실을 안 가린다. 그래도 재밌게 산 것 같다. 차라리 군대가 더 편했다. 휴가 때 집에 가는 게 힘들었다"며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정혁의 아버지는 "(큰 사기로) 쫄딱 망해서 우리 지하방에 들어갔을 때, 집에 돌아갈 차비가 없어 걸었다. 걸으면 어딜 가겠나. 한강 다리 위에 몇 번 올라갔다. 그걸 안 했으니까 살아있겠지. 아빠도 모진 생각 많이 했다. 내가 살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 많이 했다. 그래도 지금 살아있잖나. 그래서 우리 둘이 이렇게 마주 보고 앉아 있는 거다"라고 털어놨다. 처음 들은 이야기에 정혁은 오열했다.
정혁은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운 건 원망 이런 게 아니라 아빠가 너무 안쓰러워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빠가 눈물 버튼"이라는 정혁은 "아빠가 스무살 때 결혼했는데 입장 바꿔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정혁의 아버지는 "다리 위에 올라가 넘으면 끝인데 애들 생각이 나는 거다. 부모라면 누구나 같을 거다. 자식 우는데 좋아하는 부모가 어딨나. 아까 얘기해놓고 '아차 실수했다'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살림남' 정혁./ KBS 2TV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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