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ERA 2.01’ KBO 최고에이스, 1990년 SUN 소환 위기? 아슬아슬 레이스 ‘개봉박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KBO 레전드 오브 레전드 투수 소환이 그렇게 쉬운 건 아니다.
2023시즌 KBO리그 최고 에이스 에릭 페디(30, NC)가 고비를 맞이했다. 페디는 19일 잠실 두산전서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시즌 5패(15승)를 떠안았다. 타선 지원을 1점도 받지 못한 상황서 5회말 두산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에게 결승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시즌 첫 연패다.
이로써 페디는 시즌 평균자책점이 2.01이 됐다. 시즌 첫 2점대 진입이다. 이는 곧 1986년(24승-ERA 0.99), 1989년(21승-ERA 1.17), 1990년(22승-ERA 1.13) 선동열, 1997년(20승-ERA 1.88) 김현욱 이후 26년만의 20승-1점대 평균자책점 도전에 노란불이 들어왔다는 의미다.
이날 페디가 부진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워낙 시즌 내내 짠물투구를 하면서 2점만 줘도 평균자책점이 오른다. 이제 페디는 잔여시즌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게 됐다. 1~2번 압도적인 투구를 하면 평균자책점은 다시 1점대로 내려간다. 반면 여기서 대량실점 경기가 나오면 선동열, 김현욱 소환은 물 건너갈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8월 들어 인간적(?)인 행보다. 4월 6경기서 4승1패 평균자책점 0.47, 5월 4경기서 4승 평균자책점 3.09, 6월 3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2.12, 7월 4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16이었다. 8월 성적은 1승3패 평균자책점 3.27.
월간 평균자책점이 3.27인 투수를 부진했다고 비판하면 안 된다. 단, 승운이 안 따르는 건 사실이다. 올 시즌 NC 타선은 기복이 심한 편이다. 그래도 페디에게 득점지원이 대체로 잘 된 편이었다. 그러나 8월 들어 궁합이 덜 맞는다. 2일 부산 롯데전서 4이닝 9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볼넷 5실점한 걸 제외하면 부진한 경기는 없었다.
거침없이 20승까지 갈 것 같았는데 이달 들어 주춤하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이런 구간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동안 너무 비인간적으로 잘 했다. 페디도 결국 인간이다. 5개월째 선발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소화하면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됐다. 8월 행보가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단, 페디로선 멘탈까지 흔들리는 건 경계해야 한다. 김재호에게 결승타를 맞을 당시, 초구 바깥쪽 커터가 볼이 선언되자 페디가 두 팔을 벌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올 시즌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결국 이후 1루 주자 조수행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하더니 2B2S서 투심을 던지다 한 방을 맞았다. 단, 이 공은 낮은 쪽 보더라인에 잘 깔렸으나 김재호가 잘 쳤다.
아직 시즌은 2개월 정도 남았다. 페디가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찍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아슬아슬한 레이스가 될 가능성은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4위 사수에 발등이 떨어진 NC다. NC로선 페디가 나올 때 승률을 최대한 높여야 하는데, 8월 5경기서 1승만 챙긴 건 뼈 아프다.
▲2023시즌 페디 등판일지와 NC 전적(15승6패)
4월1일 삼성전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볼넷 무실점/승리/8-0
4월7일 키움전 8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승리/2-0
4월13일 KT전 6이닝 6피안타 9탈삼진 2볼넷 3실점(1자책)/패전/3-10
4월19일 LG전 5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볼넷 2실점(1자책)/노 디시전/5-7
4월25일 KIA전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승리/6-0
4월30일 한화전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승리/4-1
5월9일 KT전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1볼넷 3실점/승리/16-4
5월14일 키움전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볼넷 2실점/승리/6-4
5월20일 삼성전 5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1볼넷 3실점/승리/14-3
5월26일 한화전 6이닝 5피안타 9탈삼진 2볼넷 무실점/승리/11-0
6월3일 LG전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2실점/승리/7-3
6월9일 SSG전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볼넷 2실점/승리/5-2
6월28일 두산전 6이닝 1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승리/4-1
7월5일 키움전 5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볼넷 2실점/패전/0-2
7월12일 롯데전 6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1실점/승리/11-2
7월21일 한화전 6⅔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볼넷 3실점/승리/9-3
7월27일 KIA전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승리/4-0
8월2일 롯데전 4이닝 9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5실점/패전/3-6
8월8일 SSG전 7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승리/2-0
8월13일 KT전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볼넷 3실점(1자책)/패전/0-4
8월19일 두산전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패전/1-4
7월까지 페디가 나선 17경기서 NC는 14승3패, KBO리그식 승률 82.4%였다. 그러나 8월 4경기서 1승3패에 그치면서 페디 등판경기의 중간성적은 15승6패, 승률 71.4%다. 무려 11%가 떨어졌다. 페디를 제외한 선발진이 불안한 NC로선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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