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안익수 FC서울 감독 전격 사퇴 선언…몰랐던 선수단 침통, 눈물까지 보이기도

▲ FC서울 안익수 감독이 대구FC전을 2-2로 비긴 뒤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전격 사퇴 선언에 전혀 몰랐다는 듯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을 떠난 FC서울 선수단이다.

서울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대구FC전에서 2-2로 비겼다. 승점 39점으로 광주FC(39점)에 다득점에서 앞서 4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5경기 무승(3무 2패)을 이어가게 됐다.

경기 후 안익수 감독은 무승부 소감과 전술적 문제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 전술적, 상황적으로 제 불찰이다.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하겠다"라며 책임지는 자세를 언급했다.

향후 파이널 라운드로 갈리기 전까지의 전략도 "모든 팀이 고민하는 부분 아니겠나. 그것을 해결하는 팀만 파이널A(1~6위)에 머문다"라며 해결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토로했다.

모든 문제는 서울 구성원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던 안 감독은 태블릿 PC를 꺼내더니 준비한 "사퇴의 변"이 있다며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서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부임 당시나 지금이나 제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서울이 발전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 최선을 다했으나 추구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겠다"라고 말했다.

항상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주는 구단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목소리를 높였던 안 감독이다. 그는 "서울이 앞으로 한국 축구를 선도하고 사회에 건강한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을 멀리서 마음으로 수호신이 되어 응원하겠다"라고 전했다.

취재진과 악수까지 하며 서울에서 마지막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서는 모습을 연출한 안 감독이었다. 하지만, 서울 측은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사전에 상의 된 것이 없다며 공식 입장을 정리해 내놓겠다고 답했다.

서울 관계자는 "그 누구도 안 감독님의 사퇴를 몰랐다. 대표이사, 단장도 경기가 끝난 뒤 언론 보도로 사퇴 소식을 확인했고 당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도 몰랐던 모양이다. 기자회견 후 선수 대기실로 들어가 선수, 코칭스태프에게 사퇴 의사를 전파한 안 감독이다. 취재진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로 부상에서 복귀한 지동원을 요청했지만, 연신 "죄송하다"라며 팀 분위기상 말을 꺼내기 어려우니 양해를 부탁했다.

경기 종료 1시간 20여 분이 지나서야 선수들이 믹스트존에 등장했다. 대부분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침통해 보였다. 수비수 김주성은 울먹거렸고 이태석은 고개를 숙이다 버스 앞에 도열한 코칭스태프의 격려 인사에 손을 들어 눈가를 훔치며 슬픔을 표현했다. 그만큼 선수들도 상황을 뒤늦게 인지했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경기 종료 후 서포터 수호신이 위치한 북측 관중석에서는 일부로부터 "익수 아웃, 안익수 나가"라는 사퇴를 종용하는 함성이 들렸다.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압박성이었는지 파악은 쉽지 않았지만, 벤치에서 이를 들었던 안 감독은 약간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사퇴 감정을 그대로 전하며 서울을 떠나겠다 말했다.

서울 구단은 안 감독의 발언은 사퇴 선언이라 구단 공식 입장을 정리해 조만간 내놓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