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하자'→'추격자'···인피니트가 7년 만에 말아주는 '그 시절 감성'(종합) [SE★현장]
"예전에는 인피니트가 현실적으로 활동을 다시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여러분들이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성규)
인피니트가 7년 만에 단독 공연을 열고 팬들을 만났다. 오프닝부터 눈물을 쏟는 멤버와 팬이 있을 정도로 감격스러운 자리였다. 심기일전한 멤버들은 풀밴드 라이브·칼군무 등 10년 전 인피니트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했다.
19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보이그룹 인피니트의 단독 콘서트 '컴백 어게인(COMEBACK AGAIN)'이 개최됐다. 현장에는 총 만 명의 관객이 모여 인피니트의 귀환을 환영했다. 공연은 온라인 생중계 플랫폼 헬로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다.
인피니트의 단독 콘서트는 지난 2016년 개최된 '그 해 여름 3'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그간 각자의 자리에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온 멤버들은 지난달 31일 미니 7집 '비긴(13egin)'으로 5년 만에 완전체로 뭉쳤다.
이번 공연은 그야말로 '티켓 대란'이었다. 기존 티켓팅에서 양일이 빠르게 매진됐고, 넘치는 수요에 인피니트 측은 시야제한석 티켓팅을 추가 오픈했지만 이마저 매진됐다. 공연 현장에는 '20일 티켓을 구한다'는 피켓이 보일 정도로 공연 직전까지 표를 찾는 팬이 많았다.
◇타이틀곡만 14곡...2010년대 감성 그대로
공연에서는 인피니트의 2010년대 히트곡이 아낌없이 등장했다. 인피니트는 '다시 돌아와'로 시작해 'BTD', '추격자', '백(Back)', '파라다이스(Paradise)', '태풍', '텔 미(Tell Me)', '배드(Bad)', '라스트 로미오(Last Romeo)', '뉴 이모션스(New Emotines)', '내꺼하자', '남자가 사랑할 때', '나띵스 오버(Nothing Over)', '클락'(CLOCK)'까지 타이틀곡만 14곡을 선보였다.
동우는 이날 "생각보다 저희 곡 수가 굉장히 많더라. 너무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많고, 100곡을 추리고 팬 분들의 투표도 받으면서 곡을 골랐다"며 웃었다. 쉼없이 활동했던 인피니트의 관록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보석 같은 수록곡도 오랜만에 공연에 올랐다. '다이아몬드(Diamond)', '러브레터', '마주보며 서 있어', 등 인피니트 특유의 록 발라드부터 '싱크로나이즈(Synchronise)', '커버 걸(Cover Girl)', '맡겨', '시차', '분다',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등 타이틀곡만큼 신나는 수록곡들이 25곡의 세트리스트를 풍성하게 채웠다.
◇원조 칼군무돌... 전매특허 풀밴드 라이브 여전
'원조 칼군무돌'의 위엄은 여전했다. 'BTD'에서는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전갈춤'을 7년 만에 선보였다. '추격자', '내꺼하자', '파라다이스' 등에서는 인피니트 특유의 각 잡힌 퍼포먼스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멤버들은 "나이가 들긴 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무대 한 곡 한 곡에서는 10년 전의 각 잡힌 에너지가 여전히 느껴졌다.
월드 투어와 국내 공연 등에서 인피니트를 '공연 맛집'으로 소문나게 했던 풀 밴드 라이브도 돋보였다. 특히 '배드', '라스트 로미오', '아이 헤이트(I hate)' 무대는 이번 공연을 위해 록 버전으로 편곡돼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밴드 세션 멤버까지 돌출 무대로 나와 공연을 풍성하게 꾸몄다.
'라스트 로미오'가 끝난 후 성규는 "저희가 워낙 앞에 춤 추는 곡이 많다 보니, 노래는 하고 싶은데 특별히 하고 싶어서 편곡해 봤다"며, 우현은 "이 버전으로는 이제 다시는 안 할 거다. 여러분만이 특별히 보고 가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인스피릿·인피니트 끈끈한 의리...'역 슬로건' 이벤트까지
이날 멤버들은 오래 기다려준 팬들에게 거듭 고마움과 애정을 전했다. 성종은 "여러분들은 5~6년의 시간이 길었을 거다. 저희는 그동안 군대도 다녀오고 각자 열심히 개인 활동 하다가 때가 되어 돌아왔다. 돌아온 이유는 우리 인스피릿(팬덤명) 때문이다. 팬들이 없었다면 인피니트가 뭉치기 어려웠을텐데, 그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스피릿과 인피니트는 서로 슬로건 이벤트를 벌이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팬들이 공연 초반에 '2030일의 기다림, 보고 싶었어'라는 슬로건을 들었고, 멤버들은 이에 보답하듯 공연 후반에 '오래 기다린 걸 알아, 그만큼의 행복을 선물할게'라는 슬로건을 나눠 들고 무대에 섰다.
우현은 VCR 인터뷰에서 "우리 그룹 로고가 뫼비우스 띠이지 않나. 그게 어디로 벗어나거나 빠지지 않는 모양이다. 이쪽은 인피니트, 이쪽은 인스피릿. 서로 어디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관계라는 뜻"이라고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오프닝에서부터 눈시울을 붉힌 멤버들은 마지막까지 뭉클한 감정을 전했다. 성열은 "전역하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이 곳에 다시는 못 올 줄 알았다. 여러분과 인피니트가 있었기에 잘 견디고 여기까지 온 거 같다"고 말했다.
우현은 "예전에 어릴 때, 이 자리에 서서 항상 많이 울었따. 그 때마다 들었던 생각을 이제야 말씀드릴 수 있겠다. 당시에 '이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오늘이 지나면 내일은 없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 감정을 오늘 다시 한번 느낀다. 오늘, 내일이 안 지나갔으면 좋겠다"며 "더 열심히 해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후일을 기약했다.
한편 인피니트의 단독 콘서트 '컴백 어게인'은 19일과 20일 양일간 KSPO DOME에서 개최된다. 인피니트는 한국에서 공연을 끝낸 후 일본, 대만, 홍콩 등지에서 아시아 투어를 이어간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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