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 '비정상'이 확산된다…하와이 산불이 급격히 번진 이유

정구희 기자 2023. 8. 19. 20: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시 전체가 불에 타 잿더미로 변했고, 구조대 이외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8일 하와이 마우이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1백여 명이 사망하고 1천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높은 수온으로 수명이 길어진 이상한 태풍, 건조해지는 하와이 기후, 불에 잘 타는 외래종 확장 등 다양한 상황이 겹치며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불에 타 잿더미로 변했고, 구조대 이외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8일 하와이 마우이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1백여 명이 사망하고 1천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21세기 지구 최악의 산불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강한 산불이 하와이에 찾아온 건지, 그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산불이 급격히 확산한 건 이례적인 강풍 때문입니다.

화재 당시 마우이에는 시속 100km의 돌풍이 불고 있었는데, 이건 얼마 전 소멸한 8호 태풍 '도라'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열대 저기압은 만들어지는 위치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날짜변경선 동쪽에서 만들어지면 허리케인, 서쪽은 태풍입니다.

도라는 이달 1일 미 대륙 쪽 동태평양서 발생한 '허리케인'인데 날짜변경선까지 넘어와 '태풍'이 됐습니다.

동태평양에서 허리케인으로 시작해 서태평양으로 넘어간 태풍은 지금까지 딱 2개뿐인데, 올해는 동태평양부터 바다가 끓고 있고 엘니뇨까지 겹친 데다, 전 세계 해수면 온도까지 관측 사상 최고치인 상황이라 이례적으로 열대성 저기압들이 오랫동안 세력을 유지하기 좋은 조건입니다.

도라 역시 끈질기게 살아남아 북쪽에 있는 고기압과 60헥토파스칼의 큰 기압 차이를 만들어 태풍급 강풍을 몰고 왔고, 산불 피해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습니다.

사실 하와이 남부는 산불이 나기 전부터 가뭄을 앓고 있었습니다.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줄고 있었는데 하와이의 면적의 80%가 건조한 상황이었고, 산불이 난 마우이 남부는 극심한 가뭄(D2)을 겪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도라'가 부채질한 바람이 하와이의 많은 산맥을 타고 넘으며 더 건조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강원도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푄현상'인데, 바람이 산맥을 타고 넘으면서 풍속이 빨라지고 수분이 증발하는 현상입니다.

산불이 더 빠르게 번지는 환경을 만든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산불이 계속 발생하면, 하와이 생태계가 산불에 점점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하와이에는 현재 기니 그래스 등 외래 식물들이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불에 잘 타지만 번식력도 좋아서 화재 이후에도 계속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반면 히비스커스 같은 하와이 토착 식물들은 불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서 화재 이후 계속 사라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미에서 자라는 소나무 경우에는 솔방울이 엄청나게 고온 환경에서만 터지도록 진화했는데, 이 때문에 산불 이후 씨앗을 퍼트려 산불이 난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산불 이후에 불에 더 잘 타는 식물들이 오히려 많아지는 역설이 생겨나는 겁니다.

높은 수온으로 수명이 길어진 이상한 태풍, 건조해지는 하와이 기후, 불에 잘 타는 외래종 확장 등 다양한 상황이 겹치며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극단적인 재해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겁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뉴 노말이 아니라 비정상이 끊임없이 확산되고 반복되는 뉴 앱노말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그래서 커지고 있습니다.

(기획 : 장훈경, 구성 : 박정현, 영상취재 : 유동혁·조창현,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조수인)

정구희 기자 koohee@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