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통신사 라이벌' KT 또다시 격파…내일 젠지와 결승전(종합)
제우스 "결승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자세로 준비"
(대전=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정규리그 상위 팀을 차례로 격파한 T1의 '도장 깨기' 마지막 상대는 올해도 젠지가 됐다.
T1은 1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3 LCK 서머 최종 결승 진출전(준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세트 스코어 3:2로 꺾었다.
이번 시즌 T1과 KT의 다전제 대결은 T1의 승리로 끝난 앞선 플레이오프(PO) 2라운드 이후 두 번째다.
KT와 T1은 1세트 밴픽부터 바텀 라이너를 집중적으로 밴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T1 주장 '페이커' 이상혁은 상대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을 상대로 선취점을 내고, 3:1로 기습당하는 상황에서도 침착한 대처로 여유롭게 빠져나가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KT는 초반 오브젝트 싸움에서 앞서나갔지만, 페이커와 '구마유시' 이민형을 앞세운 T1의 공세에 한타(대규모 교전)에서 잇따라 패하며 31분만에 1세트를 내줬다.
기선을 제압한 T1은 2세트에서도 '오너' 문현준이 적극적인 로밍으로 탑과 바텀 라인을 연달아 찌르며 격차를 벌렸다.
KT는 '에이밍' 김하람과 비디디가 페이커를 집중 견제하며 맞섰으나, 중요한 순간마다 오너와 '케리아' 류민석이 합류하며 역전을 저지했다.
31분경 한타에서 대승을 거둔 T1은 구마유시와 제우스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진격, 2세트까지 가져갔다.
KT의 뒷심은 3세트에서 빛났다.
에이밍은 7분경 벌어진 한타에서 T1을 상대로 트리플킬을 따내며 바텀 라인 격차를 크게 벌렸다.
앞선 세트에서 활약한 구마유시-케리아 듀오는 에이밍의 대활약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KT는 에이밍을 앞세워 T1 본진으로 질주, 27분만에 첫 세트 승리를 따냈다.
두 팀은 4세트에서 물고 물리는 난타전을 벌였다.
T1은 페이커의 니코가 17분경 탑 라인에서 궁극기로 한타를 열며 싸움을 걸었지만, KT는 비디디와 커즈의 차분한 대처로 상황을 뒤집으며 역공에 들어갔다.
T1은 경기 후반 내셔 남작(바론) 사냥을 시도했지만 31분경 '기인' 김기인의 난입으로 버프를 빼앗기고, 이어진 한타에서 올킬을 당하면서 코너로 몰렸다.
페이커는 또다시 궁극기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똑같은 이니시에이팅에 여러 번 당한 KT는 빈틈을 보이지 않고 한타에서 압승을 거뒀다.
결국 KT는 37분만에 4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되돌렸다.
결전의 5세트. 초반에 팽팽하던 승부는 T1이 페이커의 활약으로 12분경 궁극기로 연 한타에서 대승하며 급격히 한쪽으로 기울었다.
KT는 커즈가 비디디가 2연속으로 바론 스틸에 성공하며 역전을 노렸다. 32분경 한타에서는 에이밍이 트리플킬을 내며 균형을 되찾았고, 승부를 장기전으로 끌고 갔다.
37분경 스폰된 장로 드래곤. KT는 극적으로 스틸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타에서 살아남은 에이밍과 비디디 앞을 구마유시가 가로막았고, T1은 역전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T1은 이어진 바론 앞 한타에서 대승을 거뒀고, 그대로 KT 본진을 공략해 40분만에 승리를 따냈다.
T1은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숙적' 젠지(Gen.G)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대결한다.
젠지와 T1은 지난해 스프링부터 LCK 스플릿에서 정상 타이틀을 놓고 대결했다. 2022 스프링은 T1이 젠지를 꺾고 우승했지만, 그 해 서머와 올해 스프링은 젠지가 T1을 결승전에서 누르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T1은 이날 결승에 진출하면서 젠지와 나란히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임재현 T1 감독 대행은 "오늘 보여준 약점을 잘 보완해 내일 경기는 3:0 내지는 3:1로 이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우스는 "젠지한테 지난 두 번의 결승전에서 우승을 내줬는데, 상대방의 강함을 인정하는 자기 객관화 자세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결승전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자세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커와 제우스는 다음달 열리는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팀 멤버로도 출전한다.
페이커는 "지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중국 팀들에게 패했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은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무리했지만, PO에서 고배를 들이킨 KT는 선발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강동훈 KT 감독은 "현재는 롤드컵 선발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음 기회가 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에이밍은 패배 요인에 대해 "초반을 잘 못 한것 같다"며 "무난하게 경기를 끌고 가기보다는, 처음에 손해를 크게 보며 시작했다가 역전하는 양상이 많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직 기회가 있으니 침울해할 바에는 후회 없이 털어내고, 앞으로 선발전을 잘 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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