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부서지고 녹슬고···세월의 흔적이 몸값 높여주는 세계 [퇴근 후 방구석 공방]
‘때로는 낡고 부서지고 녹슬어야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지만 모형의 세계라면 가능한 얘깁니다. 모형의 세계에서 녹과 그을음, 데미지 표현은 세월을 보여주고 그에 따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얼마만큼 낡은 표현을 자연스럽게 잘했느냐에 따라 그 가치를 평가받기도 합니다.
원래 밀리터리 모델링에서 먼저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피규어, 건프라 같은 SF나 판타지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전차, 장갑차,항공기 같은 밀리터리나 디오라마 모델링에서는 사실상 필수적인 작업공정으로 웨더링이 없을 경우 심심하고 완구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스토리를 입히려면 필수적으로 웨더링이 필요합니다.
기법 역시 일반적으로는 도료부터 파스텔, 연필, 마커, 퍼티, 피그먼트, 유화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접착제, 인두 등을 이용해 물리적인 웨더링을 하기도 합니다.
음각 부분에 도료가 고이게하여 명암 대비를 높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좋아 가장 먼저 배우게되고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묽게 희석된 도료를 주로 사용하는데 에나멜 도료가 가장 일반적이고 실제로 패널라인 워시, 패널라인 액센트, Mr. 웨더링 컬러 등 워싱용 도료로 나온 제품 대부분이 에나멜계입니다.
도장(페인트)이 까짐을 표현. 밑색에 치핑 미디엄 등을 바른 뒤 덧칠해 위의 도료를 실제로 벗겨 내는 방법과, 도색을 완료한 뒤 그냥 밑색이 될 색을 세필붓이나 듬성듬성한 스펀지 등으로 모서리에 적당히 칠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 드라이브러싱
도장(페인트)이 까진 모서리를 표현.그 외에도 명암 강조, 금속질감 표현 등에 사용할수 있습니다. 붓의 도료를 거의 닦아낸 뒤 털어주 듯, 쓸어주듯이 붓질을 하면 붓에 남은 소량의 도료가 모서리 부분에 묻어나게 되며 표현됩니다. 금속계열의 도료를 쓰면 간단하게 멋진 표현이 나오게 됩니다.
워싱보다도 더 묽은 도료를 매우 얇게 전체적으로 발라주어 색감과 채도를 조절해주는 필터링은 특히 톤 다운에 효과적입니다 .필터링은 워싱과 목적이 다릅니다. 쉽게 말해 워싱은 디테일 강조와 세부 표현이라면 필터링은 전체적 색감 조정에 중점을 두게 됩니다. 또한 워싱은 구석진 부분에 도료가 축적되게 하는 반면, 필터링의 경우 반대로 도료를 고르게 펴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도료들의 특성을 파악(락카계열, 에나멜 계열, 아크릴계열, 유화계열)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종류가 엄청 많은데 각각의 색마다 원하는 색감을 또 자연스러운 색감을 주기 위해 필터와 워시 도료의 종류가 그만큼 세분화 되어있는겁니다. 각각의 메이커에서는 제작자가 도료를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각각의 색을 지정하고 그 색을 위한 워시와 필터를 내놓은것이죠.
사막전에 사용되는 탱크나 무장등에 어울리는 짙은 갈색입니다. 노랑의 바탕색에 어두운 부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되겠죠.
Dark Brown wash for Green Vehicle 이라는 도료도 있습니다. 같은 다크 브라운 워시지만 녹색의 탈 것에 더 어울리는 색입니다. 다크옐로우에 워싱을 하는 색과 같은 색의 도료를 쓰면 아마 별로 효과적이지 못할겁니다. 그래서 다크옐로우에 사용되는 워시도료보다 조금 더 색이 짙어 어두운 톤의 그린 차량에도 효과적인 워싱을 할 수 있도록 색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렇게 제조사의 도료들이 굉장히 세분화 되어있기 때문에 자신이 작업할 킷에 어울리는 도료들을 사용하면 되는데 처음 시작하는 비기너들은 그냥 ‘Dark Wash’나 ‘Black Wash’ 정도로 시작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워시나 필터링 뿐 아니라 녹, 먼지, 진흙, 찌든 기름때 등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제품들도 많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이런 표현을 물감과 직접 흙을 골라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런 세세한 표현 하나하나를 리얼하게 작업할 수 있는 표현제 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만큼 좋은 표현을 간단히 할 수 있지만 지갑은 점점 얇아집니다.
사실 아마추어 모델러들은 이러한 제품을 하나만 사용해봐도 엄청난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녹슨 철을 관찰해 보면 그 안에 노랑, 오렌지, 빨강, 브라운등 여러가지 톤이 존재합니다. 이런 여러 톤을 내는데 한가지 도료를 사용해 표현할 수는 없기에 Rust의 색을 세분화 시킨겁니다.
Streaking Grime, Streaking Rust effects 등 뭐하는지도 모르겠는 도료들도 많은데 Streaking의 Streak 뜻을 보니 ‘기다란 자국을 내다, 줄무늬를 넣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면 Streaking은 기다란 자국, 줄무늬를 의미하는 것이죠. 말그대로 밑으로 흘러내려 생긴 자국입니다. 수직으로 세워져있는 철판들이 녹슬면 녹물이 흘러내려 밑으로 긴 녹자국을 내게 되는데 그걸 표현하는거죠. Grime은 ‘때’라는 뜻이네요 그럼 Streaking Grime은 녹 표현이 아닌 수직으로 생긴 때를 표현하는 도료라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녹표현을 하다보니 이런 도료로는 표현되지 않는 녹표현도 있기 마련입니다. 바로 질감이 느껴지는 녹표현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피그먼트를 같이 병행 사용하면 됩니다. 피그먼트는 분말형태의 웨더링 도료인데 이것도 색을 가지고 있고 다른 도료와 섞어 사용하면 조색이 됩니다.
이 점을 알고 있으면 웨더링때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도료마다 제조사의 정해진 사용법은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힌트를 줄뿐 그 도료를 활용하는것은 수 많은 모델러들에게서 나오고 언제나 변할 수 있는 능동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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