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6km+KKK' 돌아온 '에이스' 안우진…"웃으며 하고 싶다" 10승 고지 향해 달려간다[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웃으면서 하고 싶어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7구,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8승(7패)째를 손에 넣었다.
명실상부한 KBO리그 '에이스' 안우진은 지난 8일 고척 롯데전에서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쌓지 못했다. 당시 안우진의 투구는 분명 기록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4개의 볼넷을 내줬고, 5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04구나 빠리는 등 평소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는데, 이튿날 1군에서 빠지게 됐다.
당시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이 혼자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역투하고 있는데 어제(8일) 유난히 초반부터 볼넷이 많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경기 초반에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불편한 동작, 그리고 전에 보지 못했던 볼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이상을 느꼈었다. 급하더라도 선수 보호 차원에서 한 턴을 건너 뛰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소 배경을 밝혔다.
그렇게 열흘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안우진은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분명 직전 등판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었다. 이날 안우진은 완급 조절을 통해 최저 145km부터 최고 156km에 이르는 빠른 볼(49구)을 바탕으로 슬라이더(24구)-커브(14구)-체인지업(10구)을 섞어 던지며 롯데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어냈다.
경기 초반의 흐름은 썩 좋지 않았으나, 최소 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안우진은 1회 안권수와 김민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2, 3루의 큰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안우진은 이정훈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해 아웃카운트 1개와 1점을 맞바꾸더니, 후속타자 전준우를 삼진, 안치홍을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시작했다.
실점은 이어졌다. 하지만 많은 점수를 내주지는 않았다. 안우진은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게 노진혁에게 안타를 맞은 후 유강남과 이학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도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안우진은 후속타자 안권수의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꾼 뒤 김민석을 중견수 직선타로 돌려세우며 큰 위기를 단 1실점으로 극복했다.
1~2회 실점 이후 안우진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안우진은 3회 이정훈-전준우-안치홍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냈고, 4회에는 병살타를 곁들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5회 이학주-안권수-김민석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다시 한번 삼자범퇴를 기록,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큰 위기 없이 롯데 타선을 막아냈고, 타선의 도움 속에 복귀전에서 시즌 8승째를 손에 넣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우진은 "이번에는 쉬면서 불펜 피칭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스스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어제(18일) 캐치볼만 했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 아무래도 경기다 보니 느낌이 다르더라. 피칭을 한 번 건너뛰었던 것이 영향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도 1~2회를 던지니 감각이 돌아온 것 같아서 괜찮았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1군에서 말소되기 전 컨디션은 어땠던 것일까. 안우진은 "피곤함이 있었던 것 같다. 4일 턴으로 들어갈 타이밍에 감독님이 빼주셔서 덕분에 잘 회복할 수 있었다"며 구속이 나오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코너를 보고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함이었다. 오늘은 힘보다는 밸런스를 생각하고 정확하게 던지는 것에 포커스를 뒀다. 삼진을 많이 잡지 못했고, 구위도 전보다 좋지 않았지만, 정확하게 던지려고 하면서 변화구도 많이 써서 좋아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을 말소하기 전 에이스에게서 이전에 하지 않았던 동작들을 관찰했었다. 안우진은 "나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감독님이 가까이서 가장 잘 보신다고 생각한다. 마운드에서 무의식 중에 나왔던 행동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표현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닝, 같은 투구수를 던져도 승리가 따르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피로도가 더 쌓일 수밖에 없다. 사령탑도 이 부분에서 안우진이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안우진은 "아무래도 좋은 피칭을 해도 얻어가는게 없고, 팀까지 지면 압박이 더 오는 것 같다. 신인 때부터 가을야구를 해보지 못한 적이 없었는데,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도 잘 안되고 순위가 떨어져 속상하다"고 했다.
비록 지금은 가을야구와 연이 닿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2연 연속 10승까지는 단 2승만 남았다. 안우진은 "꼭 10승을 하고 싶다. 이제 로테이션도 한 10번 정도 남은 것 같은데, 나도 이기면 좋지만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게, 웃으면서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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