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의 결합한 정교회… 전쟁 키우거나 중재 ‘양날의 검’ [뉴스 인사이드-우크라 오데사 ‘축일성당’ 폭격한 러]
돈바스 분쟁 등 정치적 갈등에 갈라져
일부 학자, 양국 충돌 ‘21C 첫 종교전쟁’
사회·문화적으로 압도적 영향력 행사
전쟁 양상 감정적 폭발시킬 가능성도
러·우크라, 정교회 ‘한 틀’… 평화 기대도
◆정교회 영향력 절대적
종교가 전쟁으로 촉발된 갈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은 정교회가 두 국가에서 압도적인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발발 이전인 2015년 미국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의 정교회 신자 비중은 전체 인구의 71%에 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보다 더 높아 인구 중 정교회 신자 비중이 78%에 이른다. 여타 종교가 최대 10% 비중을 넘지 못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회와 문화를 주도하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전쟁 양상 감정적 격화 우려도
우크라이나도 이런 러시아에 대한 반작용으로 종교의 국가주의적 성향이 한층 짙어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독립 조직으로 인정받은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내에 남아있던 모스크바 총교구 산하 교회에 대한 청산도 본격화하고 있다.
희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교회 모두 정교회라는 하나의 틀 안에서 움직인다는 점이다. 과거 이슬람과 유대교의 갈등 등 전쟁 관련 비극 때마다 등장했던 종교에 대한 해석의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런 기대감 속에서 지난 6월 측근이자 차기 교황 후보인 테오 주피 추기경을 평화 특사로 파견하기도 했다. 결국 중재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정교회 내부에서 이견 조율만 이루어진다면 양국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종교가 평화로 향하는 길을 닦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종교에 대한 국가주의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면 오히려 전쟁 양상을 감정적으로 폭발시키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마그벨라시빌리 교수는 “종교 담론이 미디어 등 공적 공간에서 점점 더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종교가 통합이 아닌 배제에 이용될 위험이 있다. 특히 정치 체제가 민주적이지 않고 권위주의적일 때 위험은 더욱 크다”며 분쟁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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