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좋아" 이효리, 이상순 록♥ 디스.."과거 노홍철과 강남 클럽서 겉멋들어 놀아"[음악캠프][종합]
가수 이효리가 남편인 가수 이상순의 '록 사랑'에 대항해 자신은 '힙합 러버'라고 밝혔다. 이효리는 과거 힙합 전문 클럽을 다닐 정도로 힙합 장르를 좋아했다며 이상순을 도발했다.
이효리는 19일 방송된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스페셜 DJ로 등장했다. 이효리는 지난 17일과 19일, 남편 이상순은 지난 18일과 오는 20일 휴가를 간 배철수를 대신해 스페셜 DJ로 청취자들을 만난다.
이효리는 오프닝에서 "목요일에 이어 휴가를 떠난 배철수 DJ를 대신해 스페셜 DJ를 맡았다"라고 인사했다. 지난 17일 방송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이효리는 이날 "첫 번째 DJ를 할 때는 떨렸는데 두 번째로 하니 좀 괜찮다"라고 하자마자 여전히 긴장해 잠시 말을 버벅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한 청취자가 "어제 상순 오라버니였는데 오늘 효리언니네요"라고 반가워하자 이효리는 "어제 상순 씨의 록으로 때려박는 방송에 지치신 분들이 있을 것 같다. 록을 좋아하실 분도 있지만 저처럼 록을 잘 안 듣는 분도 있을 텐데, 편협한 곡으로 선곡하시는 모습 사랑합니다"라며 웃었다.
이효리는 Backstreet Boys(백스트리트 보이즈)의 'I Want It That Way'(아이 원트 잇 댓 웨이)를 선곡했고 "이 노래를 들으니 핑클 때가 생각난다"라며 추억에 잠겼다. 그는 "저희가 남자들을 사로잡을 때 이 분들은 여자팬들을 사로잡고 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한 청취자가 "효리 언니는 농사도 잘해 예능도 잘해"라고 칭찬하자 이효리는 "농사를 잘하는 건 아니다. 이것저것 욕심이 많아서 해보는 것"이라고 쑥스러워했다. 이효리는 이상순과 2013년 결혼 후 제주도에서 거주를 시작해 현재까지 제주살이 10년 차가 됐다.
또 다른 청취자는 "효리 언니,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콘택트 렌즈 빠진 것 웃겼어요"라고 전했고, 이효리는 "이젠 눈에도 물이 덜 나오는가 보다. 예전엔 이 색깔 저 색깔 렌즈를 꼈는데 '유랑단' 하면서 오랜만에 렌즈를 끼려니 잘 안 되더라. 그래도 재미있게 배꼽이 빠질 정도로 보셨다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교사인데 학교에서 일하기 쉽지 않다는 청취자도 있었다. 최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의 이슈로 교권보호 운동이 거세지던 상황. 이에 이효리는 "요즘 선생님들이 고생이 많으시다는 얘길 들었다. 아이고 참 감히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그렇다. 힘내세요. 파이팅"이라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이효리는 자신의 취향이 잔뜩 묻어나는 미디엄 템포의 1990년대, 2000년대 초 팝과 힙합을 다수 선곡해 시청자들을 추억에 잠기게 했다. 그는 "예전부터 느린 박자의 노래를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힙합 음악을 좋아하면서 의자에 기대서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다'라는 듯이 한창 겉멋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그 겉멋이 지금의 나를 키웠다. 겉멋이 제일 심했을 때가 Blackstreet(블랙 스트리트)의 'No Diggity'(노 디기디)를 들었을 때다. 그걸 들으면 자세가 비뚤어진다"라며 해당 곡을 선곡했다.
이효리는 "노홍철 씨도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더라. 나랑 같이 강남에서 논 거다. 강남역에 당시 힙합 클럽이 있었다. 34인치 바지를 입고 노란 장화를 신고 헤드폰을 딱 걸치고 돌아다닌 기억이 있다. 나쁜 짓하러 다닌 건 아니고 스티커사진 찍고 집에 가고 그랬던 생각이 난다"며 웃었다.
이효리는 Missy Elliott(미시 엘리엇)의 'Work It'(워크 잇)을 추가로 들려준 후 "록 안 좋아하시는 분들, 힙합 좋지 않냐"고 이상순에 도발하듯 말하며 "내가 'Hey Girl'(헤이 걸) 때 많이 쓴 앙고라 모자는 엘리엇 언니가 많이 쓰던 거다. 음악과 패션이 같이 가지 않냐. 음악을 들으면 그때 패션이 생각나고 패션을 보면 그때의 음악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한 청취자는 "내면과 외면 모두 아름다운 언니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응원했다. 이효리는 "내가 요즘 하는 말이 화두가 되고 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스페셜 DJ를 하게 됐다"라며 "말이란 게 막 쓰면 이것만큼 상처가 되는 게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말 잘 쓰도록 하겠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이효리는 Brandy(브랜디)의 'I Wanna Be Down'(아이 워너 비 다운)을 들은 후 "내가 세상을 떠날 때 딱 하나의 곡만 들으라고 하면 이 노래다. 후배 중에 베이빌론이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다음부터 베스트 프렌드가 됐다"고 음악에 얽힌 또 다른 사연을 밝혔다.
이효리는 엔딩 멘트로 "이틀을 진행했는데 끝날 때 더 잘할 걸 생각한다. 죽을 때도 '더 잘 살 걸'이라고 할 것 같다"라고 웃으며 "여러분과 문자를 받는 생방이 오랜만이다. 예전엔 생방을 많이 했는데 떨리면서도 기분이 좋았다"라고 스페셜 DJ를 맡았던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누군가가 한 자리를 오랫동안 지킨다는 건 정말 그 사람의 희생, 사랑 모든 게 다 들어있는 것 같다. 여러분들은 배철수 선배님의 사랑을 듬뿍 받는 청취자인 것 같다. 나도 돌아가면 선배님에게 많은 얘길 듣고 싶다. 내년에도 저를 불러주신다면 그땐 더 좋은 얘기, 좋은 노래들로 더 깊어진 저에 대해 얘기하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이효리는 끝으로 "제가 요가하면서 마음 차분하게 할 때 듣는 음악"이라며 Elle Leon(엘 레옹)의 'Conclusions'(콘클루젼스)를 선곡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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