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A, 166년 만에 진기록 하고도 졌다... "오타니 만루홈런+삼중살 정도론 패배 못 막아"
LA 에인절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탬파베이에 연장 접전 끝에 6-9로 패했다. 그러면서 60승 63패로 아메리칸리그(AL) 4위에 머물렀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3위 시애틀 매리너스와 7.5경기 차 뒤처진 7위다.
초반 흐름은 분명 LA 에인절스의 우세였다. 오타니가 그렇게 만들었다. 0-1로 뒤처진 1회말 1사에서 오타니는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마이크 무스타커스가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로 오타니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2회말에는 헌터 렌프로, 루이스 렝히포가 연속 안타로 출루했고 신인 놀란 샤뉴엘이 볼넷을 골라 나가며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오타니는 탬파베이 선발 에라스모 라미레스의 시속 89.9마일(144.7㎞) 높은 커터를 통타했다. 이 타구는 시속 102.1마일(164.3㎞)로 날아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8.6m 그랜드슬램이 됐다. 개인 통산 두 번째 만루홈런. 오타니는 이 홈런으로 시즌 43호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탬파베이는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4회초 2사 1, 2루에서 조시 라우의 2루타로 두 점을 따라붙더니 르네 핀토의 1타점 적시타로 4-5까지 추격했다. 5회초에는 무사 1루에서 해롤드 라미레즈의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 2루타로 5-5 동점을 만들었고, 7회초에는 1사 2루에서 라미레즈가 또 한 번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6-5 역전까지 이뤄냈다.
LA 에인절스에도 반전의 기회는 있었다. 7회말 브랜든 드루리가 2사 2루에서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9회초 수비에서는 보기 드문 삼중살로 기세를 높였다. 먼저 9회초 탬파베이의 얀디 디아즈, 랜디 아로자레나가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석에서 라미레즈의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LA 에인절스 유격수 렝히포와 1루수 샤뉴엘이 병살을 완성한 데 이어 샤뉴엘이 홈을 던져 홈으로 쇄도하는 3루 주자마저 잡아냈다. LA 에인절스 구단 역사상 7번째이자 1997년 7월 6일 시애틀전 이후 26년 만의 삼중살이었다.
미국 매체 드래프트킹스의 재러드 카라비스에 따르면 한 경기에서 만루홈런과 삼중살을 동시에 해낸 팀은 1857년 앨버커키 스트링 빈스 이후 2023년 LA 에인절스가 처음이었다. 당시 앨버커키는 전구가 발명되기 전이라 더블헤더 야간 경기 중 타구를 볼 수 없어 생긴 어쩔 수 없는 불운의 기록이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이날 오타니와 LA 에인절스 내야진은 166년 만에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쓴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LA 에인절스는 놀라운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연장 10회초 무사 2루 승부치기에서 폭투와 몸에 맞는 볼을 내줬고 루크 레일리와 라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연거푸 맞았다. 핀토까지 1타점 적시타를 추가하면서 LA 에인절스는 끝내 6-9로 졌다.
오타니 역시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9회말 1사 1, 2루를 포함해 만루홈런 이후 3연속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씁쓸하게 더그아웃으로 돌아섰다. 최종 5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 3삼진으로 타율 0.308, OPS 1.075를 기록,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선 것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 매체 LA 타임스는 경기 후 "오타니 쇼헤이(29)의 만루홈런과 삼중살 정도로는 LA 에인절스가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씁쓸한 평을 남겼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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