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피해자 결국 숨져…경찰 "혐의 변경"

17일 범행 당일 위독한 상태로 이송돼 치료받아 왔으나 이틀 만에 사망
여론 급속 악화…서울경찰청, 신상정보 공개 요건 해당하는지 검토키로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서울 신림동 한 등산로에서 남성 최모(30)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피해 여성이 19일 오후 결국 사망했다. 국민적 여론이 격앙된 가운데 경찰은 최씨에 대한 범죄혐의를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 모씨가 19일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3.08.19. [사진=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피해여성 A씨는 19일 오후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사망했다. A씨는 지난 17일 최씨로부터 너클로 폭행당한 후 의식 없이 위독한 상태로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경찰은 최씨에게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A씨가 사망하면서 혐의를 변경할 방침이다.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 등산로에서 너클을 이용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일 오전 등산객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 최씨를 체포했다.

최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거주했으며 신림동 등산로는 집과 가까워 운동하러 자주 방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범행에 사용한 너클은 지난 4월 인터넷에서 직접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범행 두 시간 전부터 범행장소 부근을 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기에 앞서 오후 1시30분께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하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서울 관악경찰서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최씨는 "죄송하다"고 답하며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라고 말했다.

범행 동기나 계획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고 앞서 발생한 '신림역·서현역 사건' 등에 영향을 받고 범행한 것이냐 묻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최씨의 범행이 신상정보 공개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토대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