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329억원 날아갈 판” 20년된 ‘이 회사’ 무슨 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23년된 게임의 역사 웹젠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 3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배상해야 할 판이다.

웹젠의 ‘R2M’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모방했다는 취지의 1심 판결이 나오면서 웹젠 매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R2M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329억원, 웹젠 전체 매출의 약 14%에 해당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는 18일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하고 “R2M 이름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광고·복제·배포·전송·번안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엔씨소프트가 지난 2021년 6월 웹젠의 R2M이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최대 쟁점은 게임의 고유한 시스템이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변론기일에서 엔씨소프트는 웹젠이 리니지M의 구성 요소와 구성 요소 간의 밸런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표절해 R2M에 거의 동일하게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웹젠 측은 “모바일 MMORPG는 UI 형태가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고, 게임의 규칙 자체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웹젠이 서비스 하고 있는 모바일 MMORPG ‘R2M(알투엠)’ 로고 [웹젠 제공]

법원은 엔씨소프트 측의 저작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웹젠이 R2M 개발 과정에서 리니지M의 종합적인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해 모방했고, 엔씨소프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며 부정경쟁방지법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법원이 이날 1심에서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 주면서 웹젠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웹젠은 이날 공시를 통해 R2M의 지난해 매출 총액이 329억 원이라고 밝혔다. 연결 기준 전체 매출의 13.59%에 해당하는 셈이다. 만약 법원 판결에 따라 R2M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전체 매출의 14% 가량을 차지하는 수입원이 사라지게 된다.

웹젠은 이날 R2M 커뮤니티에 박광엽 게임사업본부장 명의로 공지사항을 올리고 “R2M의 게임 서비스가 실제로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법적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항소심의 법원 판단이 마무리될 때까지 R2M의 서비스가 멈추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웹젠은 이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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