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해외망명 탁신, 태국 총리 선출일 귀국·모종의 메시지 발신? [박종현의 아세안 코너]
탁신·막내딸 패통탄·쁘라윳 총리 협상하나?
귀국해 구금될 가능성…복귀까지는 미지수
총리 선출에 영향 “의원들 표심 복잡해질 듯”
“화요일 22일 오전 9시 돈무앙 공항에서 아버지(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만날 것입니다.”
태국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하고 있는 제2당 프아타이당 패통탄 친나왓이 해외 도피중인 부친 탁신 전 총리의 귀국을 기정사실화했다. 19일 네이션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탁신의 막내딸 패통탄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버지를 만날 것이라며, 방콕의 공항 이름을 언급했다. 탁신은 올해 74세의 억만장자로 2006년 군사쿠데타로 실각했으며, 2008년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을 중심으로 15년 동안 해외망명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오래전부터 귀국을 희망해 왔다.
탁신의 귀국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22일은 지난 5월 총선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정치권의 총리 선출이 예정된 날이며, 이날 오후엔 새 총리의 이름이 공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프아타이당과 군부 등이 모종의 협상에서 성과를 내고, 탁신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할 때 그가 귀국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프아타이당이 보수정당과 연정을 도모하면서 총선에서 전진당이 내건 형법 112조(왕실모독죄) 개정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태국 정가에서는 총선에서 승리한 제1당 전진당(MFP·까우끌라이당)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의회에서 총리로 선출되지 못하자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돼 왔다.
친군부 성향 정당의 동참을 조건으로 해서 상원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친군부 색채가 강한 상원의원 250명 가운데 절대 다수가 연정 구성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면 상하원 전체 750명을 대상으로 총리 선출 표결을 했을 경우 과반(375명)을 확보할 가능성도 커진다.
◆ 귀국하면 교도소 이송될 가능성
탁신은 여러 재판에서 징역 12년 형을 선고받았다.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을 제외하더라도 징역 10년형이 남아 있다. 2001∼2006년 총리를 지냈으며,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그의 복귀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AFP통신은 탁신은 귀국하면 사법당국에 구금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귀국 직후 대법원과 특별감금소를 거쳐 교도소로 이송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치분석가 유타폰 이싸라차이는 “탁신의 복귀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이번이라고 무조건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며 “현재로서는 50대50 정도로 본다”고 했다. 그는 “탁신이 의회의 총리 투표 당일인 22일 귀국하면 하원의원들은 보다 쉽게 후보자에게 찬성표를 던질 수 있겠지만, 상원의원들의 고민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탁신 가문과 프아타이당, 군부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있다. 탁신과 프아타이당의 몰락을 가져온 게 군부였지만, 양측은 이제 사실상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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