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네이마르까지 낚아채… 오일머니, 정체가 뭐니 [S 스토리-축구스타 ‘블랙홀’ 된 사우디리그]
‘레전드’ 선수 줄줄이 계약 성사
연봉 상위 10명 중 8명 속해
EPL 등 함께 5대 리그 노려
빈 살만 ‘사우디 비전 2030’ 일환
국부펀드 스포츠 공격 투자 배경
유럽축구계 “역사·경쟁력 부족”
논란 세탁 ‘스포츠 워싱’ 비판도
◆사우디 프로축구, 올여름 이적료 스페인 제쳐
사우디가 이렇게 축구판을 키우는 이유는 바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016년 제시한 ‘사우디 비전 2030’ 때문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국가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그중 하나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축구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실제 이적시장을 주도한 알나스르, 알이티하드, 알힐랄, 알아흘리 4개 구단의 돈은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으로부터 나온다. 이들 구단은 지난 6월 PIF에 인수됐다. PIF의 자금 규모는 6000억달러(804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축구뿐 아니라 골프와 복싱, 모터스포츠 등 여러 스포츠 종목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사우디의 공격적인 투자는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새 시즌을 시작한 사우디 리그는 유럽은 물론 한국까지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스폰서 계약도 줄을 잇고 있다.
일각에선 사우디의 이런 움직임을 국제적인 이미지 향상을 노리는 ‘스포츠 워싱’으로 평가한다. 사우디가 독재 체제에서 자행되는 인권 탄압 등 정치적 문제를 감추기 위한 ‘이미지 세탁’이라는 것. 사우디는 아직도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법으로 제한하고, 동성애도 불법으로 여긴다. 자국민의 반발을 스포츠 열기로 잠재우는 동시에 다른 국가들이 바라보는 민감한 시선도 변화시키겠다는 속셈을 지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스포츠 분야 투자와 국제 스포츠 대회 개최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우디는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도 노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축구 해설위원인 ‘EPL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는 “사우디는 골프, 복싱 시합 등을 장악했다. 이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축구를 점령하려 한다. 스포츠 워싱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럽 축구계는 사우디의 광폭 행보를 경계하면서도 ‘세계적인 무대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단지 스타 선수들만 모아서 성공할 문제가 아니라 유소년 등 리그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틀과 역사적인 스토리가 쌓여야 하기 때문이다. EPL 최고경영자인 리처드 마스터스 회장은 “사우디 리그를 걱정할 필요 없다. EPL은 인지도, 경쟁력, 수익 등의 측면에서 지금 위치에 도달하는 데 30년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명장’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이적시장을 바꿨다”며 “엘리트 클럽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반면 사우디 리그는 영향력을 지속하겠다는 각오다. 이미 그들은 지난해 이웃 나라 카타르에서 열린 월드컵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켜봤다. 멈추지 않을 사우디의 이런 행보가 앞으로 세계 축구계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