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선포’ 캐나다 산불 1000건…접경 美 워싱턴도 확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캐나다 곳곳이 전례 없는 재앙적 산불을 겪고 있는 가운데 비상사태 선포가 잇따르고 있다.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에 인접한 미국 북서부에서도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데이비드 이비 주총리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비 주총리는 “우리 주의 역사상 최악의 산불을 맞이하고 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상황이 매우 빠르게 악화했으며, 이 전례 없는 상황이 오늘 저녁 정점에 달했다”고 말했다.
남쪽 미국 국경에 가까운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웨스트켈로나에서는 지난 수일간 화마가 맹위를 떨치며 마을 근처 언덕과 산을 불태우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가 대피령을 발령하고 지난 하루 동안 최대 1만5000명 가량이 대피한데 이어 약 2만명을 대상으로 추가 대피가 진행 중이다.
웨스트켈로나에서만 가옥 2400채 가량이 비워진 상태이며, 몇몇 건물은 불타 무너져 내렸다.
일부 소방대원은 남아있는 주민들을 구조하려다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아직 확인된 사망자는 없다.
이비 주총리는 “현재로서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며 “난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극해에 인접한 노스웨스트 준주(準州)도 지난 15일 산불로 인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이튿날 대피령을 내리는 등 재난에 대응하고 있다.
불길은 주도 옐로나이프에서 15㎞ 떨어진 지점까지 번져온 상태로, 주민 2만명 중 95% 가량인 약 1만9000명이 대피를 마친 상태다.
AP 통신은 옐로나이프에 아직 문을 연 곳은 식료품점과 약국, 술집이 각각 하나씩뿐일 정도로 도시가 사실상 텅 비어버렸다며 “인적이 끊겨 유령 도시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 진압 작업을 통해 추가 확산은 막아냈으나, 현재 강풍이 도시를 향해 불고 있는 데다 비 예보도 없어 이번 주말 사이 불이 옐로나이프 외곽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시로 연결되는 유일한 고속도로는 양쪽 진입로 모두 불타고 있다.
이 지역을 방문했던 브렌트 솔니에는 고속도로 화재를 목격하고는 “매우 초현실적인 광경”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카 원주민 거주 지역에서 가가호호 주민들의 안위를 확인하려 방문 활동을 한 키에론 테스타트는 “세상의 끝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 여섯을 차에 태우고 옐로나이프에서 떠나온 앨리스 리스케는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무엇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캐나다산불센터(CIFFC)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화재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1000건, 총면적은 13만7000㎢에 달한다. 화재 상황의 절반은 통제 불능 상태이다.
한 여성은 지난 13일 가족과 함께 불길을 뚫고 자동차를 몰아 대피하는 과정에 불씨가 차량에 옮겨붙고 앞 유리가 깨졌다며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타이어가 완전히 파손되고, 차에 불이 붙고, 연기가 자욱하게 될까봐 무서웠다”며 “아들이 ‘엄마, 나 죽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맞닿은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州)에서도 이날 오전부터 산불이 연달아 발생, 시속 56㎞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농촌 지역 소도시인 메디컬레이크의 주민 약 48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당국은 주방위군을 동원해 동부주립병원에 있는 환자와 의료진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다.
인근 포레이크에 사는 500명도 대피 중이며, 인구 1만3000명의 체니는 시민들에게 언제라도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경보를 발령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여름 내내 좀처럼 비가 내리지 않은 데 따른 건조한 상태와 돌풍 발생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중대한 화재 상황’을 경고한 바 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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