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협력 강화 속…중, '다자주의' 내걸고 유럽 · 아프리카로

한미일 3국이 현지시간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로 북중러를 겨냥해 전보다 더욱 강화된 안보 협력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유럽과 아프리카, 글로벌 신흥국 등 동북아 바깥으로 눈을 돌려 미국의 구심력을 약화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외교부장은 어제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의 대유럽 정책은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시종 유럽을 다극화된 세계에서 중요한 한 극으로 봐왔다"고 밝혔습니다.

왕 주임은 "중국은 프랑스가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견지를 계속 이끌어가고, 중국-유럽 관계에서 적극적·주도적 역할을 발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같은 날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부 장관과 베이징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발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 않은 것이고, 협력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협력을 통해 리스크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8일 만난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중국은 그동안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 강도를 높일수록 유럽을 우회로로 삼아, '미국에 끌려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미국이 이어놓은 포위망에 틈을 내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국 경제·안보 압박, 타이완 군사 지원 확대 등과 관련해 미국과 다른 유럽의 입장을 일정 수준 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 방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귀국길 인터뷰에서 "우리가 타이완 문제에 속도를 내는 데 이익이 있느냐.

아니다"며 타이완과 거리두기 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국은 브릭스, 즉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과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우군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는 21∼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시 주석은 남아공 방문 기간 중국·아프리카 정상회담도 따로 열며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우호를 과시할 예정입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 브리핑에서 "이번 브릭스 회의에서는 현재 국제 형세의 두드러진 도전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국제 사무에서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브릭스 국가와 아프리카,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다자주의 수호와 공동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중국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조을선 기자 sunshine5@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