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성폭행' 피의자 "피해자 쾌유 빌어"...'강간 미수' 주장

1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

서울의 한 공원 둘레길에서 대낮에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1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피해자의 쾌유를 빈다"면서도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강간상해 혐의를 받는 최모(30)씨는 영장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나온 최씨는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답변했다.

최씨는 '성폭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는 거냐'는 물음에는 "네"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계획범죄를 준비했는지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지만, 범행 직전 1시간 가량 주변을 배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운동 삼아(그랬다)"고 말했다. '신림동·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에 영향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했다.

'왜 모르는 사람을 성폭행 하려고 했냐' '살해할 의도까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침묵했다.

최씨는 17일 오전 11시 4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 둘레길에서 30대 여성을 폭행한 후 성폭행한 혐의(강간상해)를 받는다. 시민 신고로 현행범 체포된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강간할 목적으로 4개월 전 구매한 (금속 재질) 너클을 양손에 차고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장소로 인적 드문 산 중턱을 고른 이유에 대해선 "자주 다니면서 폐쇄회로(CC)TV가 없는 걸 알고 있었다"고 자백했다. 피해자는 의식불명 상태다.

최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산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음주를 하거나 약물을 투약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영장 발부 결과를 대로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공개위원회 개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