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되겠다’는 이재명, 밖에선 검찰소환 안에선 사퇴요구
9월 중 영장 청구 가능성도
일각선 지속적 사퇴 요구
다만 “때가 아니다” 일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네 번째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던 17일 ‘시지프스(Sisyphus, 시시포스)’를 소환했다. 시시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신을 기만해 지옥에서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았다.
시시포스가 바위를 산 꼭대기에 올리면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져 올리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이 대표는 대선 이후 검찰이 반복적으로 출석 요구를 되풀이하자 자신의 처지를 시시포스의 형벌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총선을 승리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에 ‘사퇴 요구’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어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소환했다. 앞서 성남FC 의혹과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세 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출석하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저를 희생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 아니겠냐”며 “아무리 이재명을 소환해도 무능과 실정을 가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속 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며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꼼수는 포기하라. 비회기에 청구하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에 속도를 붙이면서 조만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화영 전 부지사가 재판 중인 대북송금 의혹과 묶어 9월에 영장 청구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S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정기국회 때 영장청구를 하기 위한 지연전략”이라며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자신이 없으니까 회기 중에 영장청구를 해서 민주당의 내부분열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의원총회에서 설훈 의원은 “지금 윤석열 정부가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에도 지지율도 오르지 않고, 제대로 싸우지도 못한다”며 “당 대표, 최고위원뿐 아니라 책임 있는 모든 사람이 내려놓고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오히려 민주당이 민주정당이라는 방증”이라며 “여당에서는 (김기현) 당 대표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앞에서) 할 수 있냐. 못하고 있다”고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한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매경닷컴과 만나 “앞에서 그러니까 얼마나 솔직하냐”며 “의원총회 하면 제일 앞에 이 대표가 앉아 있는데 바로 앞에서 ‘지금 빨리 사퇴하지 않고 뭐하냐’고 한다. 민주당의 매력이자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 사퇴 요구는 ‘극히 일부 주장’이다. 아직 이 대표의 거취를 언급하기에는 때가 아니고, 대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당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이 대표에 대한 대안이 없다. 지금은 대여 투쟁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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