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말 놓을 용기·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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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존댓말, 낮춤말, 반말을 철저하게 구분해 사용하는 한국 사회의 언어생활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쌍방의 관계를 더욱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평어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저자는 반말이 낮춤말이기도 하지만 친한 사이나 또래 사이에서 편하게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면서 후자의 기능을 살리는 언어생활을 확장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모색한다.
저자는 상대방의 이름을 호칭으로 사용하고 반말로 이야기하는 평어 화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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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말 놓을 용기 = 이성민 지음.
나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존댓말, 낮춤말, 반말을 철저하게 구분해 사용하는 한국 사회의 언어생활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쌍방의 관계를 더욱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평어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저자는 반말이 낮춤말이기도 하지만 친한 사이나 또래 사이에서 편하게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면서 후자의 기능을 살리는 언어생활을 확장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모색한다.
여기에는 언어가 한국인의 수직적 문화를 고착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비판 의식이 깔려 있다.
저자는 상대방의 이름을 호칭으로 사용하고 반말로 이야기하는 평어 화법을 제안한다. 통상 상하 관계에서 한쪽은 반말하고 한쪽은 존댓말을 하는 것과 달리 평어 화법에서는 서로가 동등하게 반말을 쓴다.
호칭에서는 성을 뗀 이름만 쓰고 '○○야', '○○아'로 부르지 않으며 '너'라는 표현은 피한다.
저자는 서울 을지로의 디자인학교에서 수업하면서 학생들이 평어를 쓰도록 한 경험을 소개한다.
그는 평어가 안착한 집단에서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을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민음사. 208쪽.
▲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 폴커 키츠 지음. 배명자 옮김
무대에 오른 배우가 살아 있는 토끼의 목을 비틀고, 칼로 내리친다. 이어 관객의 눈앞에서 토끼 내장을 꺼낸다.
독일 베를린의 한 공연장에서 '토끼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벌어진 행위 예술이다. 잘린 토끼의 머리는 유리병에 담겨 전시되기도 했다.
독일 동물보호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척추동물을 죽일 경우 3년간의 자유형(구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술가는 '동물을 먹는 것은 합리적 이유'이며 사람들은 이를 '육식'이라고 부른다고 항변했다. 그는 공연 일주일 후 사람들과 토끼 고기를 먹었다. 공연 때 잡은 그 토끼였다.
예술가는 육식하는 이들의 양심을 괴롭히기 위한 공연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는 고발당했고 당시 행위가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동물을 죽이지 못하게 제한하더라도 예술의 자유가 충분히 남아 있으며 토끼를 죽인 것은 불필요한 행위라고 판결하고 처벌을 명했다.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는 서로 다른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하는 19가지 사건을 통해 현대 국가가 어떻게 법치의 기준을 형성했는지 소개한다.
1천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무고한 100명을 희생해도 되는지, 종신형이 정당한 형벌인지, 구조를 위한 고문은 정당한지 등 법과 윤리 사이의 난제를 다룬다.
책은 판사가 사건에 대한 철학적인 답을 내놓아서는 안 되며 관계된 사람의 운명을 어떻게든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2017년 국내 출간했고 이번에 개정판을 냈다.
한스미디어. 284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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