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강계 군수공장으로 간 까닭은?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8. 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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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홍민 통일硏 선임연구위원 분석
金, 강경기조 전환시점에 강계行
중·러와 밀착하며 전쟁준비 강조
러시아 고려한 ‘NK방산’ 세일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5일 현지 군수공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소총을 만져보며 테스트해보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화되는 한미일 군사·안보 협력구도에 대응해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는 한편 군수산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략핵·전술핵 능력을 강화시켜 한미일에 밀리지 않고, 긴장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잠재적 무기수출 대상국’인 러시아를 염두에 둔 다목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시리즈 ‘북한 김정은 중요 군수공장 현지지도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잇따라 군수공장 방문에 나선 점에 주목했다.

홍 위원은 “집권 이후 공개된 김정은 군수공장 현지지도는 개별 공장 방문 건수로 총 53회였는데, 이번처럼 ‘군수공장’임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어떤 무기를 생산하는 공장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이번 ‘군수공장’현지지도 보도는 이례적이며 특정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발신하기 위한 의도적 공개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홍 위원은 보고서에서 북한 관영매체에 보도된 김 위원장의 지난 3~5일 현지지도가 자강도 강계시 일대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강경한 정책 전환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상징적 행보로 강계시 일대 군수공장을 방문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앞서 2013년 6월과 2019년 6월에 각각 강계시 일원의 군수공장을 찾아서 강경 메시지를 발신했다.

2013년 6월은 북한이 3차 핵실험 직후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을 천명하고 핵보유국 지위에 관한 법령을 제정한 직후였다. 또 2019년 6월은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사일 발사실험을 재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5월에 강계 지역의 군수공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계기로 ‘역대급’ 열병식을 갖고 중국, 러시아와의 밀착행보를 강화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5일 “대구경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목표 수행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날 홍 위원은 보고서에서 이 같은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행보가 전쟁준비를 명분으로 대(對)러시아 무기 지원·판매를 염두에 둔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미 1년여 전부터 러시아 지원을 염두에 두고 대량생산체계에 박차를 가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이달 연이어 둘러본 군수공장에서 생산되는 무기체계 중 일부가 러시아에 공급할 수 있는 제원을 갖췄다고 홍 위원은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유도기능을 가진 122mm, 240mm 방사포탄 생산공장도 방문했는데, 이 구경의 포탄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북한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며 소모전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에게 절실한 포탄 생산력을 의도적으로 부각시켰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엄중한 우크라이나 전황 속에서도 지난달 평양을 방문해 열병식을 지켜보고 김 위원장의 안내로 무기장비 전시회를 둘러보는 등 북한제 무기체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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