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 中 비구이위안, 홍콩 항셍지수서 제외

홍콩 항셍 주가지수를 나타내는 전관판 앞을 홍콩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EPA 연합뉴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이 홍콩증시의 대표지수인 항셍지수에서 제외된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항셍지수회사는 전날 공시를 통해 다음달 4일부터 항셍지수 종목에서 비구이위안의 부동산관리 회사인 컨트리가든홀딩스를 제외하고 중국 제약회사 시노팜을 편입시킨다고 밝혔다.

1969년 출범한 항셍지수는 홍콩상하이은행(HSBC) 자회사인 항셍은행이 홍콩증권거래소(HKSE)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상위 우량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주가지수다.

이번 종목 조정은 항셍지수가 올해 9% 이상 떨어지며 세계에서 실적이 가장 저조한 증시 중 하나로 꼽히게 되자 지수 하락을 주도한 종목을 솎아내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컨트리가든홀딩스의 주가는 올해 72% 폭락했으며 18일 0.76홍콩달러(약 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16일 상하이 증시를 통해 “채권 상환 불확실성이 크다”고 공시했다. 회사 스스로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시인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안 좋은 것이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최대 76억 달러(약 10조10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1조4000억 위안(약 255조원)에 이른다.

앞서 과도한 부채로 재무위기에 빠진 또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그룹의 주식은 지난해 3월 21일부터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헝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으로 퍼지면서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