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에 울고 박봉에 지쳐...인천 MZ세대 공무원, 공직 떠난다
최근 2년6개월간 248명 퇴직 “함께 공감 등 소속감 부여 필요”
인천의 젊은 공무원들이 떠나고 있다.
1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공직사회를 떠난 만 30세 이하의 공무원은 총 248명이다.
지역별로는 서구가 41명으로 가장 많고 부평구가 31명이다. 이어 계양구가 25명, 연수구 24명, 강화군과 옹진군이 각각 18명, 남동구 17명, 중구 15명, 미추홀구 16명, 동구 8명 순이다. 인천시본청에서는 35명이 공직을 떠났다.
공무원 10개월차인 이모씨(25). 대학교를 자퇴한 뒤 1년여 동안 공부해 힘겹게 공직에 들어왔지만 최근 업무 스트레스로 퇴직을 생각하고 있다.
이씨는 “공무원 일이 쉽다고 하는데 야근도 많고, 주말에도 행사가 있으면 쉴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월급은 고작 180만원이고, 공무원들이 일 안한다는 비난도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임용 8개월차인 인천의 한 공무원은 “입사 동기 10명 중 2명 꼴로 공부량 대비 봉급이 낮고 민원 대응도 어려워 다른 일을 찾겠다고 나갔다”며 “나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시청 공무원 김모씨(28)는 악성 민원과 업무 과부하로 퇴직 고민이 잦아졌다. 그는 “기피 부서에 있어서 야근도 잦고, 휴일 근무도 밥 먹듯이 하니까 힘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전화를 해 욕부터 하는 민원인도 많다”며 “육두문자가 섞인 욕을 듣고 나면, 일을 할 힘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김씨는 최근 팀장을 만나 퇴직 상담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선배들도 ‘이제 공무원 좋다는 말은 옛 말’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위로 승진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이 상황을 견디기에는 보람이 크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추인호 전국공무원 노동조합 인천동부지부장은 “악성민원과 낮은 급여, 사회적으로 낮아진 인식으로 인해 2030연령대 젊은 공무원들이 떠나고 있다”고 했다.
박진솔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조직이 개인 여가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 공무원들에 대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업무 책임 문제에 대해 ‘꼬리자르기 식’으로 이들에게 떠넘기기 보다 함께 안고 가는 등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9급 공무원 1호봉의 기본급은 177만 800원이다. 여기에 1월과 7월의 정근수당과 2월과 9월의 명절 휴가비 등을 포함해야 약 200만원의 급여(세후 기준)를 받는다. 이는 최저임금 9천620원 기준 하루 8시간, 주5일 근무할 때 받을 수 있는 201만원보다 적다.
이시명 기자 sm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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