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에 담긴 용액 물인 줄 마셨다가...식물인간 된 아내

전수한 기자 2023. 8. 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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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에 담긴 세척제를 물인 줄 알고 마셔버린 한 근로자가 50일 넘게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료 직원이 검사를 위해 따라둔 유독성 불산 용액을 실수로 음용한 것이다.

그러나 종이컵에 담긴 것은 물이 아닌 불산이 포함된 무색의 유독성 용액으로, 주로 세척제로 사용됐다.

해당 용액은 같은 직장 동료가 검사를 위해 종이컵에 따라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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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종이컵에 담긴 세척제를 물인 줄 알고 마셔버린 한 근로자가 50일 넘게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료 직원이 검사를 위해 따라둔 유독성 불산 용액을 실수로 음용한 것이다.

19일 경찰과 피해자 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동두천시에 있는 한 중견기업에서 30대 여성 근로자 A 씨가 불산이 들어간 용액을 마시는 사고가 발생했다. A 씨는 이 회사의 검사실에서 광학렌즈 관련 물질을 검사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평소 종이컵에 물을 따라 마시는 A 씨는 이날도 현미경 검사를 마친 후 책상 위에 올려진 종이컵을 발견하고, 별다른 의심 없이 마셨다. 그러나 종이컵에 담긴 것은 물이 아닌 불산이 포함된 무색의 유독성 용액으로, 주로 세척제로 사용됐다. 해당 용액은 같은 직장 동료가 검사를 위해 종이컵에 따라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액을 마신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몸 안에 있는 유독성 용액을 빼내기 위해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를 달고 투석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후 A 씨의 맥박·호흡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사건 발생 52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A 씨의 남편은 "아내가 아직 의식이 없고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지만 지금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며 "7살 딸 때문에 정신과 우울증약과 신경안정제, 수면제를 먹으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언론을 통해 전했다.

고의성·과실 여부 등을 조사 중인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동료 직원이 A 씨를 해치려는 고의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유독성 물질 관리가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관련 법규를 확인하고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 측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상,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독 물질 관리에 소홀한 부분을 발견하고 처벌 범위 등을 따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검토할 측면이 많아 사건 종결까지는 꽤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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