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대표팀’ 전성현이 떠올린 일본과 평가전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3일 소집되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두 차례 일본과 평가전을 가졌고, 지난 15일과 16일 대구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연습경기를 통해 전력을 점검했다.
15일 가스공사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전성현은 대구체육관을 채운 많은 관중을 바라보며 “깜짝 놀랐다(웃음). (대구체육관에서) 들어왔더니 이렇게 (팬들이) 많길래, 정규리그 때도 대구에 원정을 오면 이렇게 많이 안 계셨던 거 같은데 이렇게 많이 오셔서 대표팀을 향한 관심이 높다는 걸 느낀다”고 입을 열었다.
몸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하자 전성현은 “그때보다는 조금은 낫긴 한데 아시안게임이 두 달 가량 남아서 거기에 맞추고 있다. 아직은 맞춰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했다.
전성현의 소속팀은 캐롯에서 소노로 바뀌어 고양에서 2023~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전성현은 “(팀 훈련을) 한 번도 안 해봤다. 근데 어차피 안 해도 감독님이랑 어떤 운동을 하는지 나는 다 알고 있다. 똑같이 그대로 갈 거다”고 말한 뒤 김승기 소노 감독과 일화를 들려줬다.
“(대표팀이 시리아로 가지 않아 받은) 휴가 때 (김승기) 감독님께 휴가 받았다고 전화 드렸더니 (훈련하러) ‘들어오라’고 하셨다. ‘일주일 쉬니까 운동하러 오라’고, ‘연습경기도 지금 뛸 선수가 없다. 와서 지금 뛰라’고 하셨는데 제가 ‘안 들어간다’고 했다. 안 들어가고 ‘좀 쉬겠습니다’라고 했더니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했던) ‘이정현이 지금 들어와서 운동하고 있다’고 하시더라.
그럼 ‘정현이도 좀 내보내주세요. 저도 쉴 테니까’라고 했더니 감독님께서 저랑 전화 끊고 정현이를 불러서 ‘전성현이 (훈련하러) 안 들어온다고 너 내보내달라고 그래서 너도 나가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현이가 같이 휴가를 받았다. 정현이도 갑자기 불러서 나가라고 했다며 고맙다고 했다.”
대표팀에서는 소노와 팀 색깔이나 훈련이 다르다.
전성현은 “추일승 감독님이랑 김승기 감독님 농구 스타일이 완전 달라서 적응해 나가고 있다”며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 센터와 가드에게 얘기를 좀 많이 해서 맞춰가고 있는 과정이라 아직도 좀 많은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빅맨과 호흡을 어떻게 맞춰가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가드는 일단 허훈이 워낙 잘해서 딱히 말할 게 없다. 그냥 내가 원하는 부분을 좀 많이 하는 편이다. 센터가 중요한데, 내가 슈터로서 골밑에서 스윙을 하다 보면 제가 백스크린을 가는 경우도 있고, 센터가 스크린을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게 잘 안 맞는다. 내가 스윙할 때도 가는 척하면서 센터에게 (스크린을) 걸어서 센터들이 빠져가지고 자리 잡아서 골밑슛을 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게 아직 많이 안 나온다.
속공 나갈 때도 마찬가지로 센터들이 다운 스크린을 오면 제가 올라가서 (슛을) 쏘거나 내 수비가 나를 덮어버리면 내가 백스크린을 간다. 팀에서 많이 하던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게 아직 안 맞다 보니까 그런 걸 얘기하면서 맞춰가고 있다.”
가장 호흡을 잘 맞춰야 하는 빅맨 중 한 명이 하윤기다.
전성현은 “(하윤기와) 같이 안 뛰어봤고, 하윤기도 전문 슈터랑 많이 안 뛰어본 게 티가 많이 난다. 자기 공격을 잘 하고, 1대1 수비와 리바운드를 굉장히 잘 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는 시야가, 내가 오세근 형이랑 뛰다가 와서 그런지(웃음), 세근이 형 기준에 맞추면 안 되지만, 많이 알려주고 있다”며 “내가 세근이 형한테 배웠던 것들, 같이 뛰면서 호흡 맞췄던 그런 부분들에 대해 좀 많이 좀 알려주고 있다. 좀 아쉬운 것 같다. 세근이 형이 합류했으면 그런 부분들을 어린 친구들이 많이 보고 배웠을 거다”고 했다.
전성현은 “사실 이렇게 연습경기를 하는 게 굉장히 낯설다. 지금 소노에 있으면 거의 수비 연습만 많이 할 거다. 5대5는 거의 안 한다. 1대1, 2대2 수비, 로테이션 수비 등을 거의 1시간 가량 수비 연습을 하고 볼을 만진다”며 “(대표팀에서는) 지금 그런 걸 다 건너뛰고 거의 5대5 위주로 많이 한다. 간단하게 몸 풀 정도만 운동하고, 거의 다 5대5, 그리고 패턴 이런 것들을 많이 하는데 나는 이 시기에 이런 걸 해본 적이 없다. 이 시기에는 그냥 몸 만드는 위주로 하고, 재활 많이 하고, 8월 중후반부터 5대5를 조금씩 시작했다. 일본과 평가전도 시기적으로 엄청 낯설었다. 좀 빨리 끌어올리려고 하니까 아픈 데도 많이 생겼다”고 했다.
전성현은 일본과 평가전 첫 경기에서 3점슛 4방 포함 14점을 올리며 KBL 최고 슈터다운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부진했다.
“(1차전의 활약은) 솔직히 진짜 운이 좋았다(웃음). 왜냐하면 나도 기대를 안 했고, 그전 연습경기를 할 때도 10분씩 정도밖에 안 뛰었고, 막 들락날락했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청백전을 하면 A팀, B팀으로 나누는데 A팀이 선발이고 B팀이 후발대다. 나는 후발대였기 때문에 많이 뛸 생각을 안 했는데 갑자기 들어가서 좀 많이 놀랐다.
첫 슛이 에어볼이었다. 그래서 ‘역시 안 되는구나. 망했다’라고 생각했다. 근데 개인적으로 후회는 하기 싫었다. 솔직히 관중들이 봤을 때 저 선수의 몸 상태가 어떻고 이런 건 모르신다. 전 선수는 저 정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치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후회하기 싫어서 그냥 되든 안 되든 일단 내가 후회하지 않으려고 ‘슛 쏴보자, 열심히 만들어보자’라고 했다. 그게 결과적으로 잘 들어가서 운이 좋았던 거지 내가 100% 준비해서 막 이거를 해보자라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그날 경기가 끝나고 진짜 힘들었다. 몸살 걸리면 너무 아픈 거 알죠(웃음)? 그런 것처럼 여기저기 막 올라와가지고 내일(두 번째 경기)은 진짜 힘들겠다 싶었다. 왜냐하면 일본도 졌으니까 더 엄청나게 할 거다.
아니나 다를까. 딱 들어가니까 등 번호는 기억이 안 나는데 수비를 엄청 강하게 하는 선수가 있었다. 그 친구가 훈이 나올 때 훈이를 막고, 내가 들어가면 나를 수비했다. 훈이와 나랑 ‘저 선수 진짜 죽여버리고 싶다(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몸이 안 돼 있는데 쟤네는 100%로 막 하니까 우리가 열 받아서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거였다. 그래서 훈이랑 한 번만 더 경기를 한다면 우리가 100%로 만들어서 꼭 보여주겠다고 농담 삼아 얘기도 하고 그랬다.”
전성현 역시 “2020년과 2021년, 작년에는 뽑혔는데 부상 때문에 빠져서 이번이 세 번째(대표팀 선발이)다. 아시안게임은 첫 번째다. 우리 목표는 무조건 금메달이다. 금메달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운동하고 있다”며 “그걸(금메달) 원하는 선수들이 되게 많다(웃음). 이우석이나 이정현, 하윤기 등이 형들만 믿는다고 하는데 믿기보다는 다 같이 진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꼭 만들어내고 싶다. 어차피 나가니까 뭐라도 하나 갖고 와야 된다. 진짜 그게 동이나 은이 아니고 금이라면, 나도 개인적으로도 너무 나가고 싶었던 대회였고 또 그렇게 하나 (금메달을) 간직하고 싶다.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하나를 갖고 싶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꼭 딸 예정이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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