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속 잊혀지는 풍경들…인천 '원도심 특별전'
[생생 네트워크]
[앵커]
원도심 재개발은 전국 각지에서 벌이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삶이 터전이었던 동네는 아파트와 빌딩숲에 쉽게 잊혀지는데요.
인천에서는 140년 전 개항기에 생긴 원도심 마을을 기억하기 위한 특별한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초가집과 기와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멀리 바다 쪽에는 공장 굴뚝들이 보입니다.
인천의 서쪽 끝 마을, 화수동과 화평동의 과거 모습입니다.
1879년 조선이 서양 열강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설치한 군사기지 '화도진'의 숙영지였던 바닷가 마을은 조만간 재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에서는 사라지는 마을을 기억하기 위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그 시절 사용했던 물품과 사진은 물론 동네에 있던 몇몇 가게를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김종운 / 인천 동구 화수동> "과거를 지키려고 하는 모습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는데, 화수·화평동을 이렇게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거죠."
1960년대 공장에서 일하며 마을에 살았던 청년은 노인이 돼 당시 썼던 일기를 기증했습니다.
<이병무 / 유물 대여자> "그 당시 우리나라 경제 현실이라고 할지 또 직장 생활할 때 분위기라고 할지. 아주 재밌는 게 많아 이 안에…"
개항 후 부두에서 등짐을 나르던 노동자가 모여 살았던 화수·화평동은 한때는 골목마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인근 공장지대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됐습니다.
<배성수 /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 " 주민들이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그 공간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여러 기록과 주민들의 구술을 통해서 수집한 다음에…"
재개발로 사라지는 작은 동네의 역사와 추억을 담은 전시회는 오는 10월까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립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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