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K리그 100G 인천의 아들' 이태희 "10년 걸렸다. 팬과 와이프 없으면 힘들었어"

박지원 기자 2023. 8. 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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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 '인천의 아들' 이태희 골키퍼가 100번째 K리그 경기를 밟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8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에서 광주FC와 2-2로 비겼다.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인천 유스 대건고 출신이자 2014년부터 인천과 함께한 이태희 골키퍼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K리그 100경기'를 달성했다.

훌륭한 선방을 펼쳤다. 먼저 전반 26분, 좌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고 허율이 헤더 슈팅을 날렸다. 골문 구석으로 강하게 날아간 것을 이태희 골키퍼가 손을 쭉 뻗어 쳐냈다. 사실상 실점이라고 봐도 무방했는데,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막아냈다. 더불어 후반 42분, 프리킥 상황에서 엄지성의 헤더 슈팅을 쳐냈다. 그리고 엄지성의 세컨볼 슈팅을 몸을 던져 또다시 막아냈다. 이태희 골키퍼는 앞선 주요 선방과 더불어 5개의 선방을 기록하면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심지어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후반 5분, 공을 잡은 이태희 골키퍼가 전방으로 침투하는 제르소를 향해 정확하게 킥했다. 제르소는 이순민과의 경합을 이겨낸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가슴 트래핑 후 슈팅했다. 공은 골대를 맞은 뒤 골망을 흔들었다.

물론 2실점을 내주기도 했다. 후반 34분, 아사니의 프리킥이 환상적인 궤적으로 날아가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3분, 이건희의 헤더 슈팅을 잘못 쳐냈고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광주전은 이태희 골키퍼 '때문에' 비겼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덕분'이라고 보는 게 옳다. 마지막 미스는 아쉬울 수 있더라도, 놀라운 선방을 펼치며 패배에서 막아냈다. 더불어 흔하지 않은 어시스트까지 올렸다. 떳떳하게 고개를 들어도 된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이태희 골키퍼를 만났다. 이태희 골키퍼는 "10년이 지났기에 오래 걸렸다. 주전 아닌 골키퍼가 100경기를 뛰었고, 일차적인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칭찬하고 싶다"면서 "팬들과 와이프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하 K리그 100경기 이태희 믹스트존 일문일답]

Q. 경기 소감은

A. "아쉬운 마음이 크다. 이겼어야 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100경기라는 좋은 날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Q. 제르소에게 어시스트를 했다. 많이 기뻤을 것 같은데

A. "제르소가 빠르다 보니 뒷공간에 차 놓으면 뭐라도 해줄 거로 생각했다. 제 첫 어시스트다. 100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만들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 100점짜리 선수가 되려면 한참 멀었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도움이 되는 골키퍼로 남고 싶다."

Q. 좋은 선방을 하다가 마지막 실점이 아쉬웠을 것 같다. 실점 장면에 대해 말하자면

A. "막으려고 했던 부위에 잘 안 맞았다. 너무 정확하게 손바닥에 맞았다. 공이 붕 뜬 것 같아서 아쉽다. 아쉬운 경기였다."

Q. 긴 시간 흘러 100경기를 달성했다. 100경기 출전에 대한 기분은

A. "100경기 자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10년이 지났기에 오래 걸렸다. 주전 아닌 골키퍼가 100경기를 뛰었고, 일차적인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칭찬하고 싶다. 앞으로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노력하고,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Q. 100경기 이후 2차, 3차 목표는 무엇인지

A. "우선 200경기, 300경기다. 제가 내년 되면 서른이다. 몸 관리도 중요시해야 할 것 같다. 다치지 않는 게 최고인 것 같다. 다치지 않고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몸 관리를 잘하고 계속 해야 한다."

Q. 100경기 중 기억에 남는 1~2경기를 꼽자면

A. "예전 성남FC와의 1-0 경기다. 무고사가 득점했고, 유상철 감독님께서 계실 때다. 그리고 수원FC와의 잔류 확정 경기다. 생각나는 건 많은 것 같다."

Q. 많은 선물을 받았다.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

A. "가족과 팬들께서 주셨다. 절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서포터즈석에 걸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감사하다."

Q. 와이프도 선물을 줬는지

A. "와이프는 안 줬다.(웃음) 아직 안 준 것 같다."

Q. 기억에 남는 선물은

A. "아버지께서 주신 꽃이다. 항상 신경 쓰지 않으신 것 같으면서도 지켜보신다. 무뚝뚝한 면도 있으시다. 이제는 효도를 해야 할 것 같다. 저나 아버지나 나이를 먹고 있다. 저도 아빠가 됐으니, 아빠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지 않을까. 잘하고 싶다."

Q. 작년에 결혼했고 최근 임신 소식이 있었다. 아빠로서 책임감이 커질 것 같은데

A. "하나의 가족이 생겨 큰 의미로 다가온다. 원래는 축구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가족도 생각해야 한다. 많은 걸 생각하게 되는, 남다른 각오가 생기는 것 같다."

Q. 인천 팬들에게

A. "제가 2014년도에 입단했다. 팬들께서 10년 동안 똑같이 응원해주셨다. 팬들께서 안 계셨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 잘할 때든, 경기력이 안 좋을 때든 똑같이 응원해주신 것에 너무 감사하다. 이제는 제가 보답할 차례다. 10년 동안 제가 해드린 게 없는 것 같다. 이제는 보여드려야 하는 때인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제가 경기하는 것에 있어 와이프에게 너무 고맙다. 와이프가 아니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사실 지금 (김) 동헌이가 있고 다른 골키퍼들이 있다. 저희가 동헌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걸 수도 있다. 그것 때문에 개인적으로 힘들 수도 있는데, 와이프가 옆에서 잘 잡아줬다. 그래서 극복할 수 있었다. 가족의 힘이다."

사진=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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